(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미국의 이란 간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금융시장의 위험회피 심리도 커지고 있다.
다만, 달러 강세 및 국제유가 상승과 비교해 달러-원 환율은 비교적 잠잠한 움직임을 보여 관심이 모인다.
20일 연합인포맥스 일별 거래 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 11일부터 4거래일 연속 1,460원선을 밑돌았다.
반면, 달러인덱스는 같은 기간 상승폭을 확대해 한때 98선을 터치했다.
국제유가는 중동 지역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으로 상승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초 배럴당 55달러대에서 저점을 확인했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날 장중 66달러대까지 오르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71달러대를 기록하며 종가 기준 지난해 7월 말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시장은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 대응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핵 활동을 압박하기 위해 제한된 범위의 초기 군사 타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일부 군사시설이나 정부 관련 시설을 겨냥한 소규모 공격으로, 갈등 수위를 단계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압박 카드'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이란에 핵 포기 시한으로 "10일~15일이 거의 최대"라고 제시하며 협상 시계를 분명히 했다. 그는 "의미 있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라며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3곳을 전격 공습한 '한밤의 망치'(Midnight Hammer) 작전을 명령할 때도 유사한 시한을 제시한 바 있어, 시장에서는 긴장 수위를 쉽게 낮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기본적으로 원화가 취약한 상황에서 갈등이 전면전으로 확산할 경우 달러-원 환율에 주는 리스크도 커질 것"이라며 "이때 달러-원이 급등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 타격 가능성을 두고서는 신중론도 적지 않은 분위기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전 세계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되는 호르무즈 해협 역시 현재로서는 운송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반면,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달러-원 환율의 오름세는 다소 제한적인 모습이다. 달러인덱스와 달리, 달러-원 시장에서는 고점 인식 속 출회되는 수급 물량이 상단을 강하게 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1,450원대를 웃도는 레벨에서는 당국 개입 경계감과 더불어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이 꾸준히 발생해 추가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
아울러 참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물가와 유가 급등을 초래할 수 있는 전면전에 나설 가능성은 대체로 낮다고 보고 있다.
이에 달러-원 환율은 당분간 상하단이 막힌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단기에 (이란과의 마찰을) 끝내고 유가를 안정시켜야 할 것"이라며 "직접적 타격이 어려운 만큼 겁주기에 그칠 것으로 판단되며, 실제 타격이 있더라도 이스라엘을 통한 간접 대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470원대를 웃도는 레벨에서는 개입 경계감이 여전한 가운데, 미국은 일본을 향해 대미 투자를 계속 압박하는 상황"이라며 "엔화와 원화 모두 뚜렷한 강세를 보이기 어려워 당분간 1,430원선 아래로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사의 한 외환딜러는 "최근 원화와 엔화 간 상관계수가 높다"며 "트리거 달러-엔 환율 레벨을 152엔대로 봤었는데, 다시 155엔대 수준까지 올라오면서 원화도 일부 상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엔화의 반등세가 확대될 경우, 달러-원은 1,400원대 초중반으로 하락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jykim2@yna.co.kr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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