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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전쟁 2.0] '영업익=이자?' 현대제철 美 베팅 압박

26.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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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부진과 고금리 우려 겹치는 올해 상반기 '타이밍' 과제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현대제철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력한 투자 압박과 글로벌 탄소 규제라는 파고 속에 루이지애나 제철소 건설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투자로 조 단위의 대규모 외부 차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해진 타임라인 안에서 고금리 우려와 업황 부진의 겹악재를 뚫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20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주 어센션 패리시에 자동차 강판 특화 생산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총 58억달러를 투입한다.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을 정면 돌파하고, 현대차그룹의 북미 공급망을 안정화하기 위해서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인포그래픽]

올해 3분기 착공에 들어가 2029년 1분기 상업 생산을 시작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연산 270만톤 규모의 이 공장은 직접환원철(DRI) 생산 설비와 전기로를 동일 부지 내에 배치하고 설비를 직접 연결하는 친환경 공법을 채택해 기존 고로 방식 대비 탄소 배출량을 약 70% 감축할 계획이다.

문제는 재무적 부담이다. 현대제철은 총투자비의 50%인 29억달러를 자기자본으로, 나머지 50%인 29억달러는 외부 차입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현대제철이 분담해야 할 직접적인 자기자본 출자액만 14억6천만달러(약 2조원)에 달한다.

현재 기초체력은 대규모 투자를 감당하기에 다소 부족하다. 작년 연결 영업이익은 2천192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개선됐지만, 당기순이익은 14억원에 그쳐 사실상 '무늬만 흑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년째 1% 수준에 머물렀다.

현대제철은 다른 경쟁사처럼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수 있는 처지에 있지 못하다. 그룹의 모빌리티 생태계를 지원해야 하는 '캡티브(Captive) 시장'의 한계를 지녔다. 시황 악화를 철강 본업의 경쟁력으로만 버텨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대미 투자 계획 발표하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기자회견을 하며 미국 전기로 제철소 건립을 공표했다. 약속 이행을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을 고려하면 착공 전 조달 플랜 마무리가 필요하다. 대미 투자 리스크가 올해 상반기에 특히 몰릴 수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을 둘러싼 금리 환경은 긍정적으로 흐르지 않고 있다. 두 국가의 시장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관세와 환율 불확실성 등으로 연방준비제도(Fed)와 한국은행은 모두 금리인하를 주저한다. 신용등급까지 흔들리는 기업은 이중고를 맞닥뜨릴 수 있다.

현대제철은 공적수출신용기관(ECA) 보증을 활용해 외부차입 부담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자체 신용도 대비 50~100bp(1bp=0.01%포인트)를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도 수천억원의 이자 비용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다.

총차입금 29억달러에 4.5% 금리, 최근 달러 환율인 1천470원을 계산하면 연간 원화 환산 이자가 1천900억원을 넘어선다. 작년 영업이익과 비슷하다.

[출처: 인포그래픽]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제철은 2년 이상을 막대한 투자만 있고 생산성이 나오지 않는 구간이 발생하게 된다"며 "고환율 이슈 속에서 트럼프 임기 내 방향성을 추측하는 것은 너무 난이도가 높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컨퍼런스 콜에서 향후 예정된 투자 우선순위와 집행 시기를 조정해 투자로 재무구조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더불어 배당은 축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hlee2@yna.co.kr

이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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