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미국 사모신용 투자사 블루아울(NYSE:OWL)의 펀드 환매 중단이 금융위기의 전조일 수 있다는 분석이 월가에서 나오고 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그룹 경제 고문은 19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 계정에 올린 글에서 블루아울 환매 중단 사태에 대해 "2007년 8월과 유사한 '탄광 속의 카나리아' 순간일까"라고 언급했다.
그는 "훨씬 더 큰 시스템적 위험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여기서 언급된 2007년 8월은 과거 프랑스 최대 은행 BNP파리바의 펀드 환매 사태가 발생한 시점이다.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8월 BNP파리바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자산에 투자한 펀드 3개의 환매를 전격 중단,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가 확산하는 전조가 됐다.
환매 중단 이유는 해당 자산의 공정가치 평가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글로벌 단기자금 시장이 급격히 경색됐고 은행 간 신뢰가 깨졌으며, BNP파리바 사태가 겉으로는 부분적 문제처럼 보였지만 구조적 위기의 시작이었다.
BNP파리바 사태 이후 글로벌 자금시장의 돈줄이 막히기 시작했고 주택저당증권(MBS)과 부채담보부증권(CDO)에 깊이 관여했던 투자은행 베어스턴스까지 신용 리스크가 확산됐다.
결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개입하에 JP모건체이스가 2008년 베어스턴스를 긴급 인수하게 돼 투자은행 본체까지 위기가 번진 첫 사례가 됐다.
이번 블루아울 사태는 투자 대상과 자금 조달 방식에서 BNP파리바 쇼크와는 다르나 운용 자산의 건전성을 외부에서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는 유사성이 있으며, 일단 불안이 커지면 이를 빠르게 해소하기 어렵다는 점도 같은 것으로 분석됐다.
블루아울은 그동안 AI 산업에 대규모로 베팅해왔는데, 이러한 블루아울이 사모신용 펀드에서 환매 중단을 선언함에 따라 AI 산업 전반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됐다.
애덤스 스트리트 파트너스의 제프리 딜 투자 디렉터는 "투자자들이 투자 가치 훼손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기 전에 펀드에서 서둘러 자금을 빼려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기반 도구가 소프트웨어 기업에 압력을 가하기 시작하면서, 사모 대출 시장은 새로운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기업은 사모 대출 기관의 주요 차입자 그룹이다.
사모투자 전문 금융정보업체 피치북은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2020년 이후 사모대출 펀드들이 선호해 온 섹터였다"며 "사상 최대 규모의 유니트랜치 대출 중 상당수가 소프트웨어 및 기술 기업에 제공됐다"고 설명했다.
존스홉킨스대 경영대학원 금융학 선임 강사인 제프리 C. 후크는 "소프트웨어 회사에 대한 사모 대출이 많다"며 "만약 이 대출들이 부실해지기 시작하면 전체 포트폴리오에 문제가 생길 것이다"고 지적했다.
UBS는 급격한 시장 변화 시나리오에서 미국 사모 대출의 부도율이 13%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 이는 레버리지론과 고수익 채권에 대해 UBS가 예상하는 스트레스 시나리오보다 높은 수치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AI 부문의 불투명성 때문에 위험을 완벽하게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AI 관련 대출의 급증과 레버리지 증가, 투명성 부족은 상당한 경고 신호라고 설명했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심각한 신용 문제가 발생할 것이며, 현재 민간 신용 업계는 손실을 비교적 잘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현재의 신용 증가세가 지속된다면 1년 후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kphong@yna.co.kr
홍경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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