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블루아울 쇼크] 'OBDC II' 무엇이 문제 됐나…사모신용시장 유동성 우려 확산

26.02.20.
읽는시간 0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미국 대형 사모펀드 투자사 블루아울이 자사 펀드 '블루아울 캐피털 코프 II(이하 OBDC II)'의 분기별 환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며 시장에서 사모 신용시장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커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블루아울은 OBDC II 펀드 투자자들의 분기별 환매를 중단하고 대신 향후 자산을 매각할 때마다 발생 수익을 간헐적으로 반환하는 방식을 택하겠다고 밝혔다.

◇ 'OBDC II' 펀드, 어떤 구조인가

문제가 된 'OBDC II'는 2017년 만들어진 비상장 중소·중견기업에 직접 대출해주거나 투자하는 사업개발회사(BDC) 형태의 펀드다.

벤처캐피탈과 사모펀드의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으며, 비교적 안전하지만, 유동성이 낮은 선순위 담보대출 등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11월 블루아울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펀드 설명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OBDC II는 총자산의 87%가 선순위 담보대출로 이뤄져 있다.

이 중 77%가 제 1담보권(First-lien) 대출로 최우선 변제권을 가지고 있다. 9%는 2순위 담보권, 2%가 무담보 대출이며, 소수의 금융채무와 우선주, 보통주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선순위 담보대출로 구성돼 있어 펀드의 손실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으로 평가된다.

다만, 투자 대상이 초우량 기업이 아닌 성장 중인 중소·중견 기업이다 보니 경기 악화나 산업 충격 등이 발생할 경우 담보 가치 하락과 대출 회수 지연 등의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OBDC II 투자 기업들은 매출 9억5천600만달러, 조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 2억달러 수준이다. 담보 대비 대출 비중은 43%다.

이 펀드는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로부터 'BBB-' 등급을, S&P로부터 'BBB-'를 부여받았다. 등급 전망은 '안정적'이다. 이는 투자적격 등급 자산의 최하위권 수준이다.

산업별로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은 편이다. OBDC II는 총 30개 산업에 분산 투자하고 있는데 이중 12%가 인터넷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에 쏠려있다.

그밖에 제조업에 9%, 의료서비스 부문 9%, 식음료 부문에 8% 등을 투자하고 있다.

OBDC II 규모는 17억달러다.

◇ 커진 환매 요구에 대두한 자산간 미스매치 문제

지난해 9월 미국 자동차 관련 기업들이 연이어 파산하고, 사모 신용시장에 대한 경고가 강화하면서 블루아울 측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1~9월 OBDC II에 대한 환매 요구는 1억5천1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특히 3분기에는 순자산가치(NAV)의 6%에 해당하는 환매 요청이 발생하며 허용한도 5%를 초과하는 등 유동성 압박이 커졌다.

고금리 등으로 기업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사례가 증가한 데다 비은행 대출시장의 투명성 부족 등이 지적되며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사모 신용시장의 위험이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숨어 있다며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 바퀴벌레들이 튀어나올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블루아울은 환매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자사의 더 큰 펀드인 OBDC와의 합병을 시도했다. 통상 대형펀드가 더 큰 유동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블루아울은 "합병이 완료될 때까지 환매를 재개하지 않겠다"며 OBDC II에 대해 일시적 환매 중단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합병으로 OBDC II 투자자들이 약 20%의 손실을 보게 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계획을 철회했고, 지금까지도 환매 요청을 받지 않았다.

올해 들어 OBDC II 투자 비중이 높은 소프트웨어 업종이 인공지능(AI)에 대체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기술주 낙관론이 흔들리면서 투자자들의 환매 수요는 더욱 커진 것으로 예상된다.

블루아울도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번 분기부터 NAV의 5%에 해당하는 선에서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을 받을 예정이었다.

다만, 문제는 커진 환매 요구에 대응하기에는 OBDC II 투자 자산들의 유동성이 낮다는 데 있다.

즉, 사모신용 시장에서 자산 간 구조적 미스매치로 촉발된 유동성 위기가 표면화됐다는 게 이번 사태의 핵심으로 풀이된다.

OBDC II 같은 비상장 BDC 펀드의 경우 대부분은 분기별로 투자자들로부터 환매 요청을 받아 투자자들에게 유동성을 제공한다. 투자 자산 특성상 유동성이 낮기 때문에 이런 장치 없이는 투자자들의 투자금이 오랜 기간 묶이는 불편함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펀드 환매 요구가 단기간 급증하면서 블루아울은 지난 18일 자금의 급속한 유출을 막기 위해 분기별 환매 요청을 영구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펀드 자산을 매각해 이를 투자자들에게 상환하기로 했다.

블루아울은 안정적 자금 회수를 위해 최근 전체 펀드 자산 17억달러의 약 34%에 해당하는 6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처분하기도 했다.

◇ 다른 사모 신용기업으로 번지는 우려

블루아울이 OBDC II 펀드에 대한 분기별 환매 요청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자 블루아울을 포함한 사모신용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며 시장이 요동쳤다.

블루아울 주가가 간밤 장중 10% 급락했고, OBDC II 펀드와 같은 구조적 문제를 가진 BDC 펀드를 운용하는 다른 사모신용 기업들의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블랙스톤(NYS:BX)과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NYS:APO)가 5% 이상 하락했고, KKR(NYS:KKR)과 아레스 매니지먼트(NYS:ARES)도 2-3%가량 하락했다.

주가가 급락하자 블루아울도 즉각 성명을 발표하며 사태 진정에 나섰다.

블루아울은 성명을 통해 "OBDC II에서 투자자들의 유동성을 중단하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분기별 환매 요청은 중단됐지만, 자산 매각을 통해 순차적으로 투자자들의 자산을 반환하겠다고 설명한 것이다.

블루아울은 새로운 방침에 따라 "기존보다 6배 많은 자본을 모든 주주에게 향후 45일에 걸쳐 반환하게 되는 것"이라며 "앞으로는 분기별로 이런 계획을 지속해 OBDC II 투자자들에게 자본을 반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투자자들이 자유롭게 자금 인출하는 것을 막는 것은 극단적 처방으로, 시장이 혼란에 빠졌다"며 "BDC펀드는 투자와 자금조달 목표, 방식 등에서 과거 발생한 'BNP파리바 쇼크'와는 다르지만, 운용 자산의 건전성을 확인하기 어렵고, 일단 시장 불안이 올라간 뒤에는 즉시 이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는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jykim@yna.co.kr

김지연

김지연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