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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위법] 금융시장에 대한 전문가 시각

26.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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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욕=연합인포맥스) 최진우 특파원 =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 대법원이 20일(현지시간) 상호관세를 위법하다고 판결했지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한층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기 때문이다. 또한, 무효 판결에 따른 관세 환급을 누구에게 해야 하는지도 불명확한 지점이라고 판단했다.

현시점에서 보면 이번 상호관세 무효화 조치는 단기적으로 재정적자 악화에 따른 국채 금리 상승 재료로 해석됐다. 달러는 약세 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증시는 수입업체가 수혜를 볼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연방 대법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각국에 이른바 상호관세를 부과한 것이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대법관 9명 가운데 6명이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판결문에서 "대통령은 관세를 부과하는 이례적 권한을 정당화하기 위해 '명확한 의회 승인'을 제시해야 한다. 그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했다. 과세권은 대통령이 아닌 의회의 권한이라는 의미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마이클 피어스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판결로 미국의 실효 관세율은 12.8%에서 8.3%로 낮아진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법원의 판결이 단기적으로 경제에 도움이 되더라도,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관세 수단을 검토하는 기간에 커진 불확실성이 이를 상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피치 레이팅스의 미국 경제 책임자인 올루 소놀라는 "'해방의 날 2.0'이라고 부를 수 있다. 미국 소비자와 기업 수익성 측면에서는 실질적인 상승 요인이 된다"면서 "2025년의 관세 60% 이상이 사실상 사라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계적으로 보면 미국의 실효 관세율은 약 13%에서 6% 수준으로 낮아지며, (미 행정부는) 연간 2천억달러 이상의 예상 관세 수입이 없어진다"고 부연했다.

시티즌스의 에릭 메를리스 공동 글로벌 마켓 총괄은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에 대해 6대3으로 위법 판결을 하자, 유로화는 무릎 반사적인 즉각적 랠리를 보였다"면서 "그러나 이번 결정은 관세 환급 자격 요건에 대해서는 명확히 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주요 불확실성 요인이 그대로 남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시장은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된다는 점과, IEEPA 관련 관세 수입 수천억 달러가 사라질 가능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제시했다.

릭 메클러 체리체인 인베스트먼츠의 파트너는 "(증시의 경우) 초기 반응은 상승이지만, 이번 결정이 초래할 혼란으로 인해 시장은 향후 며칠간 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투자자들 입장에서 관세는 애초에 좋은 정책 수단이 아니었다"면서 "단기적으로는 수입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이다. 소매업체부터 해외에서 부품을 조달하는 제조업체까지 포함된다. 관세 때문에 비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밝힌 기업은 매우 많다"고 전했다.

OSAIC의 필 블란카토 수석 시장 전략가는 "판결 직후 주식은 급등했고, 미 국채 금리는 상승했다"면서 "미 재무부가 미국 기업들에 상당한 금액을 환급해야 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IG의 크리스 보샹 수석 시장 분석가는 "이번 결정에는 긍정적인 요소도 있고 덜 긍정적인 요소도 있다"면서 "무엇보다 시장이 항상 두려워하는 이 극심한 불확실성을 더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산업주, 수입업체, 해외에서 많은 제품을 들여오는 소비재 업종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 관세가 확실히 철회되고 관련 명령이 확정된다면, 이들 기업은 가격을 낮출 여지를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상황은 여전히 불명확하다"고 부연했다.

페이셋의 최고 투자책임자(CIO)인 톰 그래프는 "가장 큰 불확실성은 법원이 환급 문제를 다룰지 여부였는데, 다루지 않았다. 이는 다음 주요 쟁점이 될 것이며, 이미 많은 기업이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두 가지 큰 질문이 있다. 정부는 관세 수입을 어떻게 대체할 것인가, 이를 대체하지 못하면 재정적자는 현재보다 훨씬 커질 것이고, 이는 미 국채 금리에 상당한 (상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버트 파이낸셜의 마크 말렉 CIO는 "시장의 해석은 단순하다. 관세 민감 주식은 숨통이 트이고, 미 국채 발행은 증가할 가능성이 높으며, 정책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면서 "오늘 관세는 사라졌을지 모르지만, 그것을 다시 도입할 유인은 전혀 사라지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애넥스 자산운용의 브라이언 제이컵슨 수석 전략가는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별 및 산업별 관세로 방향을 전환할 것임을 의미한다"면서 "그러한 관세는 도입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네드그룹 인베스트먼츠의 롭 버뎃 멀티 매니저 총괄은 "주식시장에서는 관세 무효화가 미국 및 글로벌 주식에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무역 불확실성 완화는 경기민감주와 정보기술(IT) 하드웨어(반도체 포함), 소매, 산업재 등 수입 의존 업종에 긍정적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채권시장에서는 무역 활동 회복 기대와 환급에 따른 재정적자 확대 가능성으로 장기물 중심의 금리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달러는 관세 환급으로 재정적자가 확대되고, 수입 물가 상승에 따른 정책 긴축 압력이 약화할 경우 약세를 보일 수 있다"면서 "또한 투입 비용 하락은 소매업체와 제조업체의 마진 부담을 완화하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TD증권의 게나디 골드버그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는 "행정부는 다른 법률을 활용해 관세를 다시 부과하겠다고 반복적으로 약속해 왔다"면서 "따라서 채권 시장에 중요한 것은 일회성 환급이 아니라 향후 관세 수입의 흐름이다. 이는 시장 반응을 어느 정도 제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램실 인베스트먼츠 제프 레셴 매니징 디렉터는 "트럼프 행정부는 비상 계획을 마련해 두었을 것이다. 투자자들은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고 뉴스를 소화할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판결이 전체 흐름을 뒤흔들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목표치가 크게 수정될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는다"고 했다.

웬디 커틀러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 대행(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부소장)은 "(교역국들이) 최근 몇 달 사이에 체결된 무역 합의를 각국이 스스로 뒤집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면서 "그렇게 할 경우 오히려 백악관과의 관계에서 더 불리한 입장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을 그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의 경우, USTR의 미·중 1단계 합의의 이행 여부에 대해 여전히 301조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이는 필요할 경우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대체 수단, 즉 '플랜 B'의 핵심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카토 연구소의 스콧 린시컴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수입업자들, 미국 경제, 그리고 법치주의에 반가운 소식"이라면서도 "환급 절차는 간단할 수도 있지만, 추가 소송과 행정 절차가 요구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특히 관세 환급 소송을 감당할 자원이 부족한 소규모 수입업자들에게는 매우 불공정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jwchoi@yna.co.kr

최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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