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과거 미국과 이란이 충돌할 때마다 미국 금융시장은 위험회피 심리에 휩싸여 주가는 하락하고 유가는 뛰는 전형적인 패턴을 보이며 반응했다.
특히 이란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5%가 통과하는 전략적 해상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끼고 있어 국제 원유시장이 미국과 이란의 충돌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했다.
다만 중동 긴장의 영향은 단기에 그쳤던 사례가 많았다.
◇ 이란 실세 제거에 '출렁'…일회성 재료로
지난 2020년 1월 3일 미국이 이란을 공습하자 무력 충돌 위험이 고조되면서 뉴욕증시 주가는 전날 기록한 사상 최고치가 무색하게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이란 군부 실세였던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은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군의 공습에 사망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군의 표적 공습으로 이란의 보복 가능성이 부상해 투자자들이 금,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으로 빠르게 이동하자 미 국채가격은 큰 폭 상승했다. 10년물 금리는 9.3bp, 2년물 금리는 5.0bp 각각 내렸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이날 3.1% 뛰며 8개월래 최고치를 찍었다.
시장의 예상대로 이란이 솔레이마니 사령관 폭사에 '가혹한 보복'을 천명하면서 긴장감이 재차 고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보복할 경우 미국도 '중대한 보복'을 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공세를 굽히지 않았다.
다음 거래일인 6일 미국 금융시장의 주요 자산은 전날 급변동을 소폭 되돌림하기도 했다. 투자자들이 중동 정세를 주목하면서 관망하는 가운데 실제 추가 무력 충돌이 발생하느냐로 이목이 집중됐다.
다만 이후 미군 기지를 대상으로 한 이란의 반격이 '상징적인 수준'에 그치고, 별다른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자 시장 불안은 진정됐다.
7일 WTI 선물은 4거래일만에 하락했고 미 국채가격은 중동 지역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았다는 데 안도하며 하락했다.
◇ 1979년 이후 첫 본토 공격…유가 4% 급등
지난해 6월 22일에는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직접 타격하면서 이스라엘과 이란의 분쟁에 직접 개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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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향후 2주 내 미국의 군사 개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지 이틀만이다.
이란 이슬람공화국이 수립된 1979년 이후 이란 본토에 대한 미국의 첫 직접 공격이 전개되자 유가가 즉각 반응했다. 23일 WTI 선물은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한때 4% 급등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선물과 나스닥 100 선물은 1.0% 이내로 하락했고 달러인덱스는 0.3% 올랐다.
이란 핵시설 타격이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도 오래가진 못했다. 주말과 휴일을 지나 3일만에 개장한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동반 상승했다.
이란이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미군 기지를 타격했지만, 실제 충돌 수위가 제한적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시장의 긴장감이 빠르게 완화했다.
WTI 선물도 핵시설 타격이 전면전으로 비화하기보다 일정 수준에서 관리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하며 7.0% 넘게 빠졌다.
특히 에너지 수송의 핵심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이란이 사실상 시장의 안정과 긴장 완화를 염두에 둔 '관리된 보복'에 나섰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란의 원유 수출은 거의 대부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중국과 인도로 향하기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란 경제에도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
hjlee2@yna.co.kr
이효지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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