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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 '재무 방패'와 '현장의 창'이 만들 현대제철 시너지

26.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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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글로벌 철강 산업에 '철의 전쟁 2.0'으로 불리는 거대한 패러다임 시프트가 몰아치고 있다. 탄소 국경세 도입과 보호무역주의 강화라는 거친 파고 속에서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한 축인 현대제철[004020]이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총투자비 58억달러 중 현대제철이 연결 기준으로 떠안게 될 재무적 부담은 총 43억6천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중요한 시기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제철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다. 재무통인 서강현 전 현대제철 대표이사(사장)을 그룹 기획조정담당으로 불렀고, 이보룡 생산본부장을 사장으로 승진·임명했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인포그래픽]

서 사장은 재무 전문가답게 빠듯한 살림 안에서 현대제철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중국 법인 매각을 완료했고, 현대비앤지스틸[004560] 지분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했다. 국내 일부 설비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도 세웠다. 재고 축소와 함께 디레버리징까지 진행해, 부채비율은 작년 말 73.6%까지 떨어뜨렸다. 21세기 들어 가장 좋은 수치다.

단순히 다이어트만 한 건 아니다. 인도 푸네(Pune) SSC(스틸서비스센터)를 완공해 상업 생산을 개시했다. 현대자동차 인도법인(HMI) 및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 대한 강판 공급을 확대하는 전초기지다. 성장과 안정을 병행해 신용도 관리의 기반을 공고히 했다.

서강현 현대차그룹 기획조정담당(사장)

[출처: 현대제철]

지난 수년간 내실을 다져온 서 사장의 성과를 발판 삼아, 이제는 30여년간 현장을 지킨 전문가인 이보룡 사장이 현대제철을 진두지휘한다. 그는 연구개발본부장, 판재사업본부장, 생산본부장을 두루 거친 엔지니어다. 그동안 '재무 방패'를 담금질했다면, '현장의 창'을 활용하는 그림이다. 재무적 안정을 넘어 실제 제품 경쟁력과 생산 공정의 혁신이 절실한 시점에 최적의 인사가 단행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룹의 핵심 과제인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 건립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나갈 돈은 많은데 철강 시황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작년 하반기 이후 평균 주가가 10%가량 하락했다. 그룹 계열사들의 고공행진을 따라가지 못했다.

녹록지 않은 환경이지만,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그룹과 전현직 현대제철 사장의 시너지로 헤쳐 나갈 수 있다고 기대한다. 만기를 분산해 자금 조달 플랜을 짜고 친환경 설비에 쓰이는 특성을 살린 ESG채권, 금리 부담이 적은 브릿지론 등 멀티 파이낸싱이 동원될 것으로 추측한다. 루이지애나 지분 투자에 현대차[005380]·기아[000270] 및 그룹이 참여하는 것처럼, 차입에서도 그룹의 신용공여가 뒷받침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현대제철은 올해 배당을 축소하는 고육지책을 계획했다. 그만큼 본업 경쟁력이 기업가치에 더욱 중요해졌다. 투자자들이 더는 실망하지 않도록 이보룡 사장은 선제적으로 책임경영의 의지를 보였다. 지난 6일, 장내에서 자사주 1천500주를 직접 매입했다. 부임 한 달여 만에 성장에 대한 심리적 안전판을 만들었다.

철강이 무너지면 나라의 제조업 근간이 흔들린다. 그룹의 모빌리티, 나아가 로봇 생태계에서 건실한 철강기업이 주는 파급력은 상당하다.

이보룡 현대제철 대표

[출처: 현대차그룹]

이보룡 현대제철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현실에 안주하지 말자고 독려했다. 폭풍이 지나가기만을 바라면 생존할 수 없기에 'Strength for MOVE(움직이는 힘)'를 비전 삼아 미래 철강산업을 주도하는 원년으로 삼자고 했다. 현대제철 73년 역사에서 수많은 시련을 극복한 불굴의 DNA가 어느 때보다 발휘되길 기대한다. (산업부 이재헌 기자)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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