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조→올해 5조…투자 목적 조달 상한 낮춰
경영환경 변화 대응 한도는 높여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차입 한도를 5조원으로 설정했다.
지난해(6조원) 대비 1조원 낮춰 잡은 수치다. 전기자동차 캐즘 장기화와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고려해 신규 캐팩스(CAPEX·설비투자)를 줄이고, 현금흐름(캐시플로)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됐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23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2026년 본사 연간 차입 한도를 5조원으로 정했다.
본사 투자 활동 등에 따른 자금 조달 필요액 3조4천억원과 내·외부 경영환경 변화에 대비한 여유 자금 조달 한도 1조6천원이다.
이사회가 작년 11월 회의를 소집해 해당 내용을 논의했다. 이사들은 충분한 질의와 토론을 통해 내용의 적정함을 확인한 후 만장일치로 한도를 승인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매년 이사회를 열고 이같이 연간 차입 한도를 정하고 있다.
[출처: 이사회 의사록]
이에 따라 이사회 산하 경영위원회가 한도 내 개별 차입을 위임받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한도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이사회의 추가 승인 없이 차입금 발행 여부와 규모, 금리 등을 정할 수 있다.
경영위원회는 김동명 대표이사(사장)와 이창실 최고재무책임자(CFO)로 구성돼있다.
실제로 경영위원회는 지난 13일 회의를 열고 4천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기존 회사채 차환 목적이다. 24일 수요예측을 통해 시장의 반응을 확인한 뒤 최대 8천억원까지 증액 발행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차입 한도는 작년보다 1조원 줄었다.
지난해의 경우 본사 투자 활동 등에 따른 자금 조달 필요금액 4조5천억원에 내·외부 경영환경 변화에 대비한 여유 자금 조달 한도 1조5천억원 등 총 6조원이었다.
세부적으로 비교하면, 투자 목적의 한도를 1조1천억원 낮추지만, 경영환경 변화 대응 자금은 1천억원 높였다.
이는 전기차 캐즘 장기화 속에서 신규 투자를 최소화하고, 기존 생산 라인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자산 효율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수요가 급증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라인을 신설하지 않고, 전기차 배터리 라인을 전환해 사용하는 게 대표적이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캐팩스를 보수적으로 집행, 캐시플로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전방 수요 감소 등으로 생산 계획을 재조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무 건전성과 안정적인 현금흐름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창실 CFO는 지난달 29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가장 중요한 건 안정적인 캐시플로"라며 "올해 캐팩스를 전년보다 40% 이상 감축하겠다"고 예고했다.
지난해 캐팩스가 10조5천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4조2천억원 이상을 줄이겠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캐팩스를 6조원대로 집행하겠다는 뜻이다.
[출처: LG에너지솔루션 IR 자료]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에도 캐팩스를 전년 대비 20~30% 축소한 바 있다. 2024년 13조원이었던 캐팩스가 작년엔 10조5천억원에 그쳤다.
당시 회사는 "증설 투자의 상당 부분에 해당하는 공장 건물 건설이 어느 정도 완성됐고, 설비 원가 경쟁력 확보를 통한 투자비 절감 효과, 유휴 라인 활용 극대화를 통해 투자 최소화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면서 "내년부터 캐팩스가 점진적으로 감소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은 외부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자금은 줄이지 않았다. 오히려 2024년 1조원에서 2025년 1조5천억원, 2026년 1조6천억원 등 2년 연속 한도를 높였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전기차 보조금 지급 중단 등 정책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그로 인한 합작(JV) 종료 등 후폭풍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언제, 어떻게 튀어나올지 모르는 외부 불확실성에 대응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의미다.
sjyoo@yna.co.kr
유수진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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