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직전 20억 지급…"안 받겠다" 약속 뒤집어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허동규 기자 = 지난해 297만 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롯데카드가 조좌진 대표를 포함한 임원진에게 사태 수습에 대한 노고를 위로하며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사고 책임을 통감하는 차원에서 제시한 성과급 자진 반납 약속을 깬 것은 물론, 금융당국이 재발 방지를 위해 징벌적 과징금 및 성과급 환수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과정이라 적지 않은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설 연휴 직전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조 대표 등 약 40명의 임원에게 20억원 규모의 성과급을 책정해 지급을 완료했다.
당초 직원들을 대상으로만 지급하기로 했으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59.83%)와 우리은행(20%), 롯데카드(20%) 등 주주사가 임원의 성과급을 먼저 제안하면서 지급 대상을 확대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보유출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서 작년 12월 사임을 표명한 조 대표와 주요 경영진 6명 등도 성과급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는 후임 선임이 늦어지면서 현재까지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롯데카드 경영진은 작년 9월 정보유출 발생 직후 임원진의 성과급 자진 반납을 약속한 바 있다. 당시 임원진은 사고 책임을 통감하는 차원에서 성과급 자진 반납과 함께 자발적으로 승진을 하지 않기로 하고, 기본급을 3년간 동결하기로 하는 등의 내용을 결의하고 이를 주주사에 전달한 바 있다.
롯데카드 측은 "침해사고 수습을 해온 노력에 대한 위로와 올해 경영회복을 위한 격려의 의미로 임원들에게도 지난해보다 규모는 줄이되 성과급을 지급하자는 주주사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원진들이 자진해서 승진도 하지 않기로 하고 기본급도 3년째 동결하기로 결정하는 등 해킹 사고에 대해 경영진이 책임지는 관행으로는 전례 없는 모습이었다"면서 "직원들의 성과급 지급률을 상향하고 승진율을 높이는 등 노고에 대한 대우에 최선을 다해왔다"고 덧붙였다.
현재 롯데카드는 정보유출 사고와 관련 금융당국의 제재를 앞두고 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작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롯데카드에 대해 최고 수준의 제재를 해야 한다는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힌 바가 있어 중징계가 예상되고 있다.
또 롯데카드는 정보유출에 따른 비용 지출과 고객 이탈에 따른 영향으로 작년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40% 급감했다. 전업 카드사 중 가장 큰 감소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임원들이 성과급 반납을 약속했다 다시 받겠다는 건 좀 황당하기도 하고 도덕적 해이에 가까워 우려된다"면서 "향후 점검 시 보수위원회에서 성과급 지급이 적정하게 산정됐는지 프로세스 등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상 성과보상체계 모범규준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 사항이기 때문에 금감원이 검사 및 제재에 나설 수 없다. 과도한 성과급이 지급됐다 하더라도 환수가 불가능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금융사고 발생 시 금융사 임원의 성과급을 환수하는 '보수환수제도(클로백·clawback)' 도입 등이 명문화된다면 이러한 도덕적 해이 문제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 등 관계자들이 18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해킹 사고로 인한 고객 정보 유출사태에 대해 대고객 사과를 하고 있다. 2025.9.18 dwise@yna.co.kr
hjlee@yna.co.kr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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