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미국계 헤지펀드 사바 캐피탈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대형 사모신용(Private Credit) 운용사 블루 아울의 펀드 지분을 대폭 할인된 가격에 매입하겠다고 나섰다.
사바 캐피탈은 신용 시장의 가격 괴리에 베팅하는 헤지펀드로 지난 2012년 JP모건의 파생상품 트레이더였던 이른바 '런던 고래(London Whale)'의 반대 포지션을 잡아 막대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유명하다.
21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보아즈 와인스타인이 이끄는 사바 캐피탈은 블루 아울의 3개 펀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순자산가치(NAV)보다 20~35% 낮은 가격에 지분을 공개 매수(Tender offer)하겠다고 밝혔다.
대상 펀드는 이번 주 영구적으로 환매를 중단한 '블루 아울 캐피탈 코퍼레이션 II(OBDC II)'를 비롯해 '기술 인컴 코퍼레이션(OTIC)', '크레딧 인컴 코퍼레이션(OCIC)' 등이다.
고액 자산가 전문 금융사인 콕스 캐피탈 매니지먼트도 이번 매수에 동참했다.
와인스타인 사바 캐피탈 창립자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환매 증가와 제한된 유동성으로 BDC(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와 인터벌 펀드들이 사상 최악의 시기를 맞고 있으며 투자자들의 선택지는 제한적"이라며 "이번 공개 매수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소매 투자자들에게 탈출구를 제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응할 경우 투자자들은 상당한 손실을 확정 짓게 되지만, 당장 현금을 융통할 수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사바의 이 같은 행보가 신용 시장의 스트레스 국면에서 종종 나타나는 전형적인 형태라고 지적한다.
막대한 할인율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약탈적(Predatory)'이라는 시각이 있으며 펀드가 내세우는 장부상 순자산가치(NAV)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3천70억 달러(약 442조 원) 규모의 자산을 굴리는 블루 아울은 최근 AI(인공지능) 부상에 따른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 우려와 맞물려 펀드 환매 요청이 쇄도하며 곤욕을 치르고 있다.
사바 캐피탈의 압박에 대해 블루 아울은 적극적으로 방어에 나섰다.
크레이그 패커 블루 아울 공동 사장은 CNBC에 출연해 "투자자들에게 자본 반환을 가속하기 위해 펀드의 약 35%에 해당하는 대출을 매각한 것"이라며 "해당 대출들은 액면가의 99.7%에 매각됐으며, 이는 우리 포트폴리오의 건전성을 보여준다"고 반박했다.
jang73@yna.co.kr
이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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