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상법 개정 이후 첫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오면서, 달라진 제도 아래 기업과 주주 간 힘겨루기가 본격화할 조짐을 보인다.
기업들이 달라진 룰을 검토하는 가운데 행동주의 펀드들은 각종 캠페인을 올리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활발한 주주 관여 행동을 이어온 쿼드자산운용은 최근 행동주의 관련 신규 펀드를 내놓고 '실탄' 확보에 성공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쿼드자산운용은 최근 행동주의 전략을 담은 신규 펀드를 설정했다.
현재 쿼드자산운용에서 주주권 행사를 담당하는 펀드는 '쿼드 인게이저 일반사모 투자신탁'이다. 만기 도래 상품을 포함해 현재 6호까지 마련되어 있으며, 이번 설정으로 라인업은 총 7개까지 확장됐다.
이번 정기주총은 개정 상법이 처음 본격 반영되는 자리라는 점에서 예년과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7월 및 9월에 연달아 공포된 개정 상법은 한국 기업지배구조의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올해 상장사의 경영권 분쟁과 지배구조 측면에서 매우 의미 있는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공포된 개정 상법의 대부분 규정은 올해 7월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며 "올해 정기주주총회는 개정상법 시행 이전에 열리는 마지막 정기주총이자, 향후 변화에 대비할 초석이 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1차·2차 상법 개정에 포함된 독립이사 선임 비율 강화, 감사위원회 분리선출 확대 및 의결권 제한 강화,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은 주주총회에 실질적인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관련 내용을 반영하기 위한 정관 변경 안건 등이 상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제도 변화는 행동주의 펀드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주주권 행사의 제도적 기반이 확대되면서, 운용사들도 주총 시즌을 앞두고 자금 여력을 확충하는 등 대응 채비에 나서고 있다.
쿼드자산운용은 최근 3곳의 회사를 대상으로 캠페인을 진행했다. 한국토지신탁을 대상으로는 총 2차례의 주주 서한을 보냈다. 우선 교환사채(EB) 발행을 문제 삼으며,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회피하기 위해 조달을 결정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한 회사 측의 설명이 있었지만, 쿼드자산운용은 회사 측이 주장한 교환사채 발행의 정당성이 부족하다고 평가하며 2차 서한을 보냈다.
또 다른 타깃은 대양전기공업이다. 쿼드자산운용은 대양전기공업과 자회사인 대양전장 간의 내부거래로 인한 주주 간 이해 상충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업계와 비교한 극심한 저평가의 원인으로도 지목했다.
이에 대양전기공업은 지난달 말 공시를 통해 대양전장의 주식을 인수해, 종속회사로 편입하겠다고 밝혔다.
쿼드자산운용은 이달 초 한국단자공업에도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앞선 사례와 마찬가지로, 특수관계법인을 흡수합병 하는 방식으로 거버넌스가 개편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쿼드자산운용은 한국단자와 케이티인터내쇼날 간의 거래 구조를 지적했다. 이러한 구조가 일반 주주의 이익보다 오너를 우선시하는 구조로 작동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케이티인터 상품 매입의 86%는 한국단자를 통한 내부거래에서 발생했는데, 이러한 거래 구조에 유의미한 자산이 없이도 6~12%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행동주의 레퍼런스가 있는 운용사들이 펀딩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자사주 보유 회사, 집중투표제 도입에 따른 이사 선임 등 다양한 전략으로 타깃 기업이 늘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 쿼드자산운용]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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