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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X스팟 주포] 하나銀 이석진 "알고리즘의 시대, '휴먼딜러' 역할 고민"

26.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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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요즘은 거래 상대방이 알고리즘이라고 느껴지는 순간이 점점 늘고 있다. '휴먼딜러'로서 쌓은 경험을 새로운 환경에서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고 있다".

이석진 하나은행 자금시장본부 FX플랫폼사업부 과장은 24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큰 방향은 알고리즘 거래 확대"라며 "사람이 알고리즘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지만, 기계가 포착할 수 없는 시장의 맥락과 흐름을 읽는 것은 인간 딜러만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외환시장 선진화를 위한 24시간 시장 개방을 앞두고 하나은행은 딜링 전산화와 인력 재배치에서 비교적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연말 조직 개편 이후 자금시장본부 내 FX딜링룸 규모도 대폭 확대돼 야간 거래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세일즈 출신인 이 과장은 플랫폼 구축과 API 구조 설계에도 직접 참여했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나은행의 달러-원 스팟 주포를 맡고 있다.

한국 외환시장의 세대 교체 속에서 젊은 주포로서 시장 분위기를 읽는 감각도 남다르다.

기술과 제도가 변화하는 시장 과도기에 이 과장은 '휴먼 딜러'로서의 생존 전략과 새로운 시장 환경에의 적응력을 강조했다.

그는 "인간과 기술이 조화를 이루며 시대의 큰 흐름을 읽어야 하는 시기"라며 "갇혀 있으면 '고인물'이 된다"고 말했다.

원화 국제화와 야간 거래 확대에 대한 기대도 내비쳤다. 그는 "아직 체감할 만큼 유동성이 깊어졌다고 보긴 어렵지만, 원화 국제화는 이제 시작 단계"라며 "글로벌 고객의 원화 실수요가 늘고 역외 결제 인프라가 갖춰지면 야간 거래도 자연스럽게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그는 올해 초 변동성 장세를 겪으며 통화 당국의 영향력도 다시 체감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달 미·일 엔화 공조 가능성이 거론되던 당시를 떠올리며 이 과장은 "실개입 없이 시그널만으로도 시장이 크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에서 통화 당국의 힘을 다시 느꼈다"며 "당국 방향과 반대로 가는 시장은 쉽지 않다는 걸 체감했다"고 전했다.

이 과장은 "예전처럼 강한 달러 롱 베팅을 하긴 어려운 환경"이라며 "결국 중요한 건 리스크 관리와 손절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달러-원 환율은 해외 투자 등으로 상승 압력을 받겠지만, 연중 기준으로는 1,400원 초반까지 하향 안정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이어졌다.

이 과장은 "기업의 해외투자 및 가계에서 외화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연중으로는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수출 호조세 지속, 국민연금 헤지 정책 변화 등 원화 강세 재료를 많이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석진 과장과의 일문일답.

--이력을 소개해달라.

▲2016년 입행했으며 2021년 8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외환파생상품영업부 콥 세일즈 업무를 맡았다. 이후 2024년 8월까지 FX플랫폼 TF팀에 있었다. 지난해 초까지 FX플랫폼사업부 디지털 전략팀에서 플랫폼 구축과 API 구조 설계에도 참여했다. 지난해 2월부터 FX플랫폼사업부 달러-원 데스크에 합류해 본격적으로 스팟 거래를 시작했다.

--하루 일과 시작은 어떻게 하는지.

▲출근길에 인포맥스와 단말기 뉴스를 확인하고 NDF 시황을 보면서 이미 하루 방향성에 대한 뷰를 갖고 출근한다. 아침 마(MAR) 거래도 중요하다. 고객 물량과 픽싱 거래가 많다. 장중에는 자리를 거의 못 뜨고 계속 거래한다. 장이 끝나면 하루 거래를 복기하고, 포지션이 있으면 조금 더 운용하다가 퇴근한다. 개인 포지션과 부서 물량이 있어 환율은 거의 실시간으로 계속 보고 있다.

--최근 시장 분위기와 작년 말 대비 가장 큰 변화는.

▲아무래도 원화 약세에 대한 불안 심리가 진정되고 달러 매수 위주의 수급 불균형이 완화된 점이 가장 큰 변화다. 요즘은 오히려 장중 레인지가 좁아졌다. 작년 하반기엔 워낙 매수세가 강했고 달러-원이 위로 튀면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잠깐 나오고, 보통은 래깅 전략이 우세해 매도 물량이 많지 않았다. 또 엔화 약세와 대미 통상협상 불확실성도 커 달러-원이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 대통령의 환율 관련 발언 이후부터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중공업 물량도 활발히 나오고 양방향 수급이 어느 정도 맞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외환당국의 환율 안정화 의지와 엔화 강세 전환, 글로벌 달러 약세가 합쳐지며 원화 강세 기대가 조금씩 커지는 모습이다.

--거래할 때 꼭 지키는 원칙은.

▲가장 중요한 원칙은 손절이다. 시장은 언제든 내 전망과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 그럴 때 무리한 베팅으로 버티기만 하면 지속 가능한 거래가 어렵다. 흐름이 틀렸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손절하고 다시 기회를 기다린다.

개인적으로 매크로 뷰에 강하게 베팅하기보다는 장중 수급과 시장 흐름을 보면서 기회가 왔을 때 진입하는 스타일을 선호한다. 시장 호가 조성도 해야 하고 장중엔 거래를 멈출 수 없기 때문에 흐름을 읽고 기회를 포착해 확실히 들어가서 수익을 내려고 한다.

--최근 기억에 남는 시장 이벤트가 있다면. 당시 딜링룸 분위기는 어땠나.

▲미국과 일본의 엔화 공조 개입 가능성이 거론됐던 시기다.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엔화가 갑자기 급격하게 강세를 보였는데 뉴욕 연준의 레이트 체크 소식까지 이어지며 며칠 사이 달러-엔 환율이 6엔가량 하락했다. 실개입 없이 개입 준비 시그널만으로도 시장이 크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에서 통화 당국의 힘을 다시 느꼈다.

당시 딜링룸은 조직 개편으로 다 같이 이사하던 날이었는데 퇴근 직전에 엔화가 급변했다. 이후 뉴욕에서 레이트 체크 소식이 나오면서 변동성이 더 커졌다. 당국 방향과 반대로 가는 시장은 쉽지 않다는 걸 체감했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건 코스피 종가가 5천을 넘었을 때다. 직접 주식을 거래하는 부서는 아니지만 딜링룸 전체가 세레머니를 같이 준비했고 시장의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했다.

--야간 거래와 RFI 참여가 확대됐는데 체감하고 있는지.

▲초기보다는 개선됐지만 체감할 만큼 유동성이 깊어졌다고 보긴 어렵다. 야간 대고객 플로우가 아직 서울외환시장으로 충분히 유입되지 않고 있다.

원화의 국제화는 이제 시작 단계라고 본다. 최근 '코스피 5천'을 보면서도 느끼지만 원화 자산에 대한 글로벌 고객의 수요는 점점 커질 것이다.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 구축 등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인프라와 제도 개편이 이어진다면 글로벌 고객들의 원화 실수요는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야간 거래도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런던 지점에서도 현지 원화 수요를 직접 발굴하려 하고 있다.

--올해 환시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 하나만 꼽는다면.

▲대외적으로는 엔화다. 최근 몇 년간 지속적인 엔화 약세 흐름이 있었는데 이제 추세 전환을 고민해볼 시기라고 생각한다. 확장재정을 추구하는 '사나에노믹스'가 엔화 약세를 부추긴다는 의견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일본 금리가 임계점을 넘어서면 일본 생보사의 환헤지를 중심으로 엔화 강세가 본격화될 수 있다고 본다. 지난해 5월 대만달러 강세와 비슷한 변동성 확대 국면이 나타날 수도 있다.

대내적으로는 국민연금의 뉴프레임워크다. 국민연금은 서울환시 최대 수급 주체다. 기존의 정성적·정량적 헤지 외에 새로운 환헤지 규칙이 마련될 수도 있다. 그 경우 시장 파급력이 상당할 수 있다. 섣불리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원화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 WGBI 편입도 원화 강세에 유리한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스팟시장으로 원화 매수 물량이 얼마나 들어올지는 해외투자자의 환헤지 비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서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4월부터는 실제 수급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올해 달러-원 방향은 대략 어떻게 보는지.

▲1,400원 초반까지 하향 안정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저점은 1,380원 정도까지 낮아질 수 있겠고 상단에서는 1,470∼1,480원에서 막힌 모습이다.

기업의 해외투자 및 가계 자산에서 외화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면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장기적으로 달러-원 환율에 상승 압력이 있겠으나 연중으로는 WGBI 편입, 수출 호조세 지속, 국민연금 헤지 정책 변화 등 원화 강세 재료를 많이 보고 있다.

--최근 시장 환경에서 딜링을 하면서 가장 달라진 실무적 변화는.

▲API 기반 알고리즘 거래가 확실히 늘었다. 최근 거래 상대방이 알고리즘이라고 느껴지는 순간이 점점 늘고 있다. 그래서 이전보다 스팟 거래의 호흡이 더 빨라졌다. 변동성이 확대되는 장에서 신속하게 대처하는 부분이 더욱 중요해졌다. 대고객 거래 역시 플랫폼 기반으로 점점 이동하고 있다.

앞으로 큰 방향은 알고리즘 거래 확대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휴먼딜러'로서 쌓은 경험을 새로운 환경에서 어떻게 활용할지 항상 고민하고 있다.

물론 사람이 알고리즘 속도를 따라가긴 어렵다. 또 인간의 기본적 성향은 손실 회피가 강해 트레이딩에 불리할 수 있다. 하지만 알고리즘도 완벽하지 않다. 특히 달러-원은 유로나 엔화처럼 기술적 분석이 잘 맞는 시장도 아니고 유동성도 깊지 않다. 인간 딜러는 시장의 맥락과 흐름을 읽는 감각이 있다. 인간과 기술이 조화를 이루며 시대의 큰 흐름을 읽어야 하는 시기다. 갇혀 있으면 고인물이 된다.

--딜러로서 목표가 있다면.

▲결국 좋은 딜러의 기준은 수익이다. 며칠씩 포지션을 끌고 가기보다는 기회가 왔을 때 크게 들어가서 수익을 내고 나오려고 한다.

그리고 작년에 부서원들이 다 같이 열심히 한 덕분에 스팟, 스와프 모두 리그테이블에서 1위를 했다. 이제 개별 순위는 발표 안 하는 걸로 알고 있지만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시장 유동성 공급자 역할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요즘은 하루 변동폭이 5원 안팎으로 줄었다. 변동폭이 너무 커도 힘들고 너무 타이트해도 쉽지 않다. 다만 1,480원 이상에서는 당국 경계가 분명해져 예전처럼 강한 달러 롱 베팅을 하긴 어려운 환경이다.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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