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호황 지속되겠지만 내년 초부터 유의미한 증설"
"삼성전자보다 SK하이닉스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메모리반도체 산업이 전례 없는 호황을 맞이했다. 공급사들이 수요가 급증하는 인공지능(AI) 칩에 생산시설을 배정하면서 범용 제품의 가격도 치솟고 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실적 전망치를 하루가 다르게 상향 조정하고 있다.
다만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레이팅스는 지나친 낙관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무디스는 메모리 수요가 강력하다고 진단하면서도 이 산업이 무한히 성장할 수는 없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백소정(Soe Jung Baek)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24일 연합인포맥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이번 사이클이 과거와 무엇이 다른지' 묻는 말에 "메모리 칩 산업은 본질적으로 시클리컬(cyclical·주기적)"이라고 답했다.
그는 "하이퍼스케일 클라우드 업체들의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로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서버 메모리 같은 첨단 메모리 제품 수요가 강력하게 나타나며 향후 1~2년 동안 유리한 업황이 지속될 것"이라며 "상당한 웨이퍼 투입과 생산능력을 요구하는 AI 칩의 견조한 수요는 범용 칩의 공급을 제한하고 급격한 가격 상승을 유도한다"고 말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아마존, 메타의 합산 설비투자(Capex) 금액은 2024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38%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 기업이 AI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인프라 투자를 계속해서 확대하며 2028년에는 지출이 9천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면서도 백 애널리스트는 "메모리 업체들이 설비 확장을 가속하고 있고, 2027년 초부터 유의미한 생산량 증대가 예상된다"며 메모리 산업의 주기성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크게 D램과 낸드플래시로 구성된 메모리 산업은 과거 여러 차례 호황과 불황을 반복해 왔다. 최근에도 2020~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특수 이후 2022~2023년 업황 급락이 뒤따랐다.
무디스는 이번 사이클에서도 공급 증가에 뒤따른 메모리 시황의 하락 반전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풀이됐다. AI가 빅테크와 메모리 제조사들의 실적과 주가를 가파르게 밀어 올렸지만, '거품론'이 끊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주요 메모리 기업들은 '질서 있는' 증설을 강조하면서 사이클의 진폭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현재 무디스는 삼성전자(Aa2)와 SK하이닉스(Baa1)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부여하고 있다. 백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보다 SK하이닉스의 향후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는 "삼성전자는 주요 사업의 높은 주기성과 완만한 이익률로 인해 향후 몇 년 내에 등급 상향 조정 가능성은 작다"며 "SK하이닉스의 경우 강화된 시장 지위와 강력한 수익성, 양(+)의 잉여현금흐름(FCF)을 유지하고, 순현금이 많이 증가하는 등 보수적인 재무 관리를 유지한다면 등급을 상향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HBM 시장 경쟁 구도가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냐는 물음에는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임을 고려해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세계 최초로 HBM4(6세대 HBM)를 양산 출하했다고 발표하면서 SK하이닉스의 'HBM 1위' 지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미국이 대중 반도체 제재를 강화하고 자국 내 투자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이 국내 메모리 제조사들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는 보지 않았다.
백 애널리스트는 "중국 반도체 부문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강화되면서 한국 메모리 업체들의 현지 생산에 대한 일부 불확실성이 있지만, 해당 기업들이 제조 기반을 충분히 다변화했으며 중국 외 지역에서 선단 공정 투자를 우선시해 왔다고 판단한다"며 "생산지 다변화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미국 투자도 광범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황에 힘입어 막대한 현금을 벌어들이면서 주주들이 자본 환원을 요구하겠지만, 3년 주기로 수립하는 주주환원 정책에 기반해 안정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내다봤다.
hskim@yna.co.kr
김학성
hskim@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