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금사용계획서 제출 의무화…목적 외 사용 반복되면 계약해지
[촬영 김주성] 정부세종청사 내 재정경제부 청사. 2026.1.6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정부가 공공계약 선금 최초 지급률을 현행 최대 70%에서 30~50%로 낮추고 선금 사용내역 확인 절차를 강화한다.
선금을 받고도 열차 납품을 지연해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강한 질타를 받은 '다원시스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정부는 25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선금 제도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선금은 공정 차질 방지를 위해 계약 상대자의 요청과 발주기관 판단에 따라 자재대금 등 계약 이행 초기에 필요한 현금을 미리 지급하는 제도다.
지난 1997년부터 선금 최대 한도가 계약금액의 70%로 유지되다가 코로나19 시기 민생·경기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80%와 100%까지 확대 운영됐다.
작년 말 선금 최대 한도를 100%로 규정한 한시적 계약 특례가 일몰되면서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선금을 최초 지급할 때 최대 한도는 70%로 설정돼 있다.
정부는 이번 개편을 통해 최초 지급 시 적용되는 선금 의무지급률을 30~50%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30%를 원칙으로 소규모 계약은 중소기업 등의 자금 사정을 고려해 의무지급률을 차등 적용할 방침이다.
20억~100억원 규모의 공사 계약과 3억~10억원 규모 물품제조·용역 계약은 40%를 적용받는다.
20억원 미만 공사 계약과 3억원 미만 물품제조·용역 계약에는 50%를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해외 원자재 구매 등 발주기관 판단에 따라 필요하면 최초 지급 시에도 의무지급률을 초과하는 선금 지급이 허용된다.
또 목적에 따른 선금 사용이나 선금 지급분 수준의 계약 이행이 명확히 확인된 경우에는 최대 70%까지 추가로 선금을 지급할 수 있다.
선금의 목적 외 사용을 방지하기 위한 선금 관리 합리화 방안도 추진한다.
우선 사용내역 확인을 강화하기 위해 계약 상대자의 선금사용계획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당해 계약 선금 전용계좌 이용 등 선금 사용내력의 확인 방법을 구체화한다.
계약 상대자가 선금내역 확인에 협조하지 않거나 허위 서류를 제출하면 반환 청구를 하도록 규정도 강화한다.
아울러 '선금의 반복적인 목적 외 사용으로 계약 이행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 명백한 경우'를 계약 해지 기준에 추가하기로 했다.
이 밖에 차년도 이월 예상액에 대한 선금 허용 특례를 종료하고, 계약 상대자의 선금 수령 선택권 보장도 명문화하기로 했다.
이번 개편안은 선금을 받고도 열차 납품을 지연한 '다원시스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번 개편은 경기 위축 상황에서 선금 최대 한도를 100%로 확대했던 것을 1997년 기준으로 복원시키는 의미가 있다"며 "최근 철도 차량 등 일부 계약에서 선금을 받았음에도 납품을 지연한 사례에 대한 보완 필요성이 제기된 것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열차 236만량을 미납한 다원시스에 116량을 추가로 주문해 질타를 받은 바 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실에 따르면 코레일과 다원시스의 ITX-마음 열차 납품 계약 규모는 1~3차 총 9천149억원이다.
이중 1차 계약은 2천716억원(150량), 2차 계약은 4천4억원(208량) 규모다. 3차 계약은 작년 4월 2천429억원에 116량을 납품하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작년 12월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이를 두고 "정부 기관이 사기를 당한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정부는 올해 1분기 안에 관련 계약예규 개정을 마무리하고 오는 4월 1일부터 이번 개편안을 시행할 계획이다.
다만, 선금 한도와 지급 방식과 관련해선 기업들의 자금 여건을 감안해 7월 1일부터 새로운 제도를 적용한다.
wchoi@yna.co.kr
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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