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 등 불공정거래와 관련한 자진신고 감면제도(리니언시)를 허술하게 운영해 과징금을 과도하게 깎아줬다는 감사원의 지적이 나왔다.
감사원은 2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정위 정기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2022년 이후 3년간 부당 공동행위 144건에 대해 총 1조3천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으나, 그중 98건에 대해 자진신고 감면을 적용해 68%(2천583억 원)의 과징금을 감면해줬다.
공정위는 담합행위의 적발ㆍ억제를 위해 부당 공동행위에 대한 자진신고 감면제도를 운영하며 1·2순위 신청업체에 대해서는 각각 고발 면제(1·2순위), 과징금 전액(1순위) 또는 50% 감액(2순위)을 조치해왔다.
이 과정에서 공정위는 기업 간 실질적인 지배관계를 통해 반복해서 관련 규정을 위반한 기업의 경우에도, 법인 신설 등으로 납부 실적이 없는 경우 감면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운영했다.
이로인해 지난 2022년, 가격과 물량 담합을 반복한 분할법인 A와 신설법인 B는 총 546억 원의 과징금을 감면받을 수 있었다.
또 '신고포상금 제도'에 따른 제보자 신고내용을 위원회에 보고하지 않아 이를 고려하지 못한 채 위반 업체의 자진신고 감면을 의결한 경우도 있었다.
이에 C 기업의 경우 제보자가 입찰·담합과 관련한 협정서, 정산 내역 등을 증거서류로 제출하고 1년 후 위반행위 업체가 상당 부분 중복되는 유사 증거로 감면을 신청했는데도 30억원 가까이 과징금을 감면받기도 했다.
이에대해 감사원은 "공정위는 시행령 취지에 맞게 불합리한 감면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개선방안 마련해 달라"며 "자진신고 감면신청에 앞서 신고·제보에 따라 필요한 증거를 제출받아 관련 제재 처분을 한 경우에도 위원회에 보고해 자진신고 감면 지위 결정에 반영하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과징금을 과도하게 산정하거나 부정확하게 과징금을 공표하는 등 기업의 부담을 가중한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그간 공정위는 과징금의 기초금액을 결정할 때 관련 매출액에 부과 기준율을 곱해 산정한다.
1차 조정 과정에서 위반 횟수와 기간을 가중한 뒤, 2차 조정에서 구체적인 사정에 따른 미세 조정을 거쳐 최종 부과과징금을 결정한다.
지난 2020년 이래 최근 5년간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금액은 2021년 이후 감소 추세를 나타냈다.
2021년 1조 원을 웃돌았던 과징금 부과액은 지난 2024년 4천200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감사원은 이중 2024년 부과된 87건의 과징금을 비교한 결과 전체의 86%가 심사보고서에서 최종 과징금 부과액 대비 최대 2.8배 더 과다하게 산정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경우 조사나 검토 단계에서 최종 대비 과다한 과징금이 산정됨으로써 기업의 의견 제출이나 소명절차 등 부담이 커졌으리란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실제로 공정위는 지난해 3곳의 업체가 번호이동 가입자 순증감 건수가 편중되지 않고록 판매장려금을 공동 조정한 행위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는 심사보고서 과정에서 3조4천억 원에서 5조5천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하지만 최종 부과된 과징금은 2%에 불과한 964억 원이었다.
더불어 사회적 관심이 높은 사건에 대해 최종 의결 전 부정확한 잠정 금액을 발표, 언론에 노출됨으로써 기업의 부담을 더 키웠다.
감사원은 "공정거래위원장은 심사보고서 작성 시 해당 분야의 매출액 산정이 어려운 경우 총매출액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인 범위에서 과징금을 산정해야 한다"며 "최종 의결 전 과징금 부과금액을 불가피하게 공표할 경우 위원회의 심의, 합의 내용을 반영해 과징금을 산정하는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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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jeong@yna.co.kr
정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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