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역할 더욱 중요해져"…초대형 IB 몸집 불리기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KB금융지주가 증권 계열사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한다. 지주 수익성과 건전성 우려에 번번이 막혔던 증권 증자가 10년 만에 성사된 것이다.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와 자본시장으로의 '머니무브'가 본격화하면서, KB금융지주가 증권 계열사 키우기에 돌입했다.
KB증권은 25일 7천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나선다고 공시했다. KB금융지주가 전액 지원하는 구조다.
은행계 금융지주사인 KB금융지주가 증권 계열사에 대규모 자금을 내주는 건 10년 만이다. 지난 2016년 현대증권 편입 과정에서 1천800억원 유상증자가 단행된 뒤 수천억 원 단위 증자가 이루어진 적은 없었다.
은행이라는 든든한 캐시카우가 있는 금융지주 입장에서 증권 계열사에 대한 자본 투입은 지주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깎아 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일이었다.
증권사 사업이 확대될수록 위험가중자산(RWA) 규모도 덩달아 커진다는 점도 BIS비율을 관리해야 하는 은행계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부담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이재명 정부의 생산적·포용 금융 확대 기조에 발맞춰 KB금융은 2030년까지 110조원을 공급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투자금융 부문 25조원, 기업대출 부문 68조원, 포용금융 부문 17조원을 배분했다.
은행 차원에서 가능한 중소·중견기업 대출 등과 함께 모험자본 등 증권사 차원에서 해야만 하는 영역도 크다. 그룹 차원에서 계획한 대규모 생산적 금융을 실행하기에 KB증권의 현 자본 규모는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이 이번 증자 결정에 주효한 이유가 됐다.
자본시장 분위기도 달라졌다. 은행에서 증권으로의 머니무브가 가파르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도 '2026년 KB증권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최근 자본시장으로의 머니무브가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증권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탄탄한 자기자본 규모를 바탕으로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인가를 받았으며, NH투자증권은 인가 심사 중이다. 앞서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도 한국금융지주, 농협금융지주에서 대규모 자금 지원을 받은 바 있다.
증권업으로 부는 훈풍으로 바탕으로 한투증권은 2025년 증권업 최초 당기순익 2조원 시대를 열기도 했다.
KB증권의 그룹 내 수익 기여도가 높아진 점은 지주가 증권 계열사에 대한 유상증자를 지금껏 반대했던 이유를 상쇄해주는 부분이다.
지난해 KB증권이 KB금융지주 그룹 전체 당기순이익에서 기여한 비중은 11.5%로, 2023년 8.6%보다 커졌다. KB증권의 ROE는 지난해 은행(10.04%)과 유사한 9.87%를 기록했다.
공격적인 자기자본 확대를 바탕으로 ROE를 2023년 7.7%에서 지난해 19.7%까지 개선한 한국투자증권의 사례는 KB증권에 유증에 대한 확신을 준 예시기도 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KB금융지주 내 증권을 키워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유상증자 논의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hrsong@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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