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25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3차 상법 개정안'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 속에 통과되고 있다. 2026.2.25 scoop@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국회에서 3차 상법 개정안을 처리하면서 기업이 자사주를 활용해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차 상법 개정안은 기업이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소각하도록 규정한다. 그동안 일부 기업은 자사주를 우호세력에게 처분해 지배주주 지배력을 '꼼수'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일반주주 가치를 침해했다. 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로도 꼽혔다.
또 일부 기업은 자사주를 활용해 사익편취행위 규제를 회피했다. 자사주를 담보로 교환사채를 발행하며 자사주 규제를 벗어나기도 했다.
◇ 자사주 원칙적 소각 의무…지배주주 지배력 '꼼수' 확대 제동
25일 국회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3차 상법 개정안에서 회사는 자사주를 취득한 때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그 취득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소각해야 한다.
기존에 취득한 자사주는 3차 상법 개정안 시행일이 6개월 경과한 날로부터 1년 내에 소각해야 한다. 3차 상법 개정안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 1년 6개월 내에 자사주를 소각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기업이 이전처럼 자사주를 활용해 일반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일이 줄어들 것으로 진단됐다.
그동안 일부 기업은 제3자에게 자사주를 처분해 지배주주 세력을 공고히 했다. 지난 5월 호반건설이 한진칼[180640] 보유 지분을 늘리면서 경영권 분쟁이 점쳐지자, 한진칼은 자사주 44만44주(0.66%)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한다고 공시했다.
당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자사주는 지배권 방어 수단이 될 수 없다"며 "지배주주 자금이 아닌 회사의 현금으로 매수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에는 광동제약과 대웅이 서로에게 자사주를 처분하며 자사주 소각 의무화 규제를 피해갔다. 이들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위한 상호협력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자사주를 맞교환해 지배주주 지배력을 유지한 것이라는 해석을 피하기는 어려웠다.
일부 기업은 자사주를 활용해 사익편취행위 규제를 피해갔다. 사익편취 규제대상은 현행 공정거래법상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공시대상기업집단 중에서 총수일가가 20% 이상 주식을 소유한 회사 또는 그 회사가 50%를 초과해 주식을 소유한 자회사다.
20% 이상은 발행주식총수 대비 총수일가 지분으로 산출된다. 자사주 비중이 높으면 총수일가 지분율이 하락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사익편취규제대상 산정시 자사주를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3차 상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자연스럽게 자사주로 사익편취행위를 회피하는 일이 힘들어질 수 있다.
◇ 자사주 담보 교환사채 발행도 힘들듯…재계 "합병 자기주식까지 소각 강제하면 안 돼"
3차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기 전에 자사주를 담보로 교환사채를 발행하는 일도 잦았다.
실제 3차 상법 개정안 통과 가능성이 높아지자 자사주 처분 공시가 급증했다. 지난해 12월에만 164건의 자기주식 처분 공시가 이뤄졌다. 이는 연간 전체 공시의 25.3%에 해당한다.
이 중 교환사채 발행도 23건이나 있었다. 자본시장연구원 황현영 연구위원은 "교환사채 발행이나 자기주식 교환을 통해 우호주주를 형성한 사례는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교환사채는 교환가액 조정으로 교부되는 자사주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같이 자사주를 담보로 교환사채를 발행하는 일이 더 이상 힘들 수 있다. 3차 상법 개정안이 자사주로 교환 또는 상환할수 있는 사채를 발행할 수 없다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재계는 3차 상법 개정안 통과 직후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취득한 자사주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본부장은 "상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존중한다"며 "M&A 등의 과정에서 취득한 특정 목적 자사주 문제는 향후 추가 논의를 통해 보완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주환원을 위해 기업 실적 확대가 긴요한 만큼 국회는 경영활력 제고를 위한 규제 개선에도 속도를 내주기 바란다"며 "경제계도 주주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시장 신뢰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월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 경제8단체는 합병 자기주식까지 소각 강제하면 경영 불확실성 커진다는 의견을 정부와 국회에 전달했다.
재계는 인수합병 과정에서 취득한 자사주가 비자발적 취득에 해당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따라 소각 의무를 적용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해왔다.
ygkim@yna.co.kr
김용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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