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2016년 10월 27일, 28년 만에 삼성전자[005930] 임시주주총회가 열렸다.
의안은 두 개였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오직 하나에 집중됐다. 바로 제2호 의안인 '사내이사 이재용 선임의 건'이었다.
주총 의장을 맡은 권오현 당시 대표이사 부회장은 "급변하는 사업 환경 변화에 대처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이재용 부회장의 이사 선임과 공식적인 경영 참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이 부회장이 이사에 선임되면 회사의 글로벌 위상을 더욱 강화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주들도 총수의 이사회 진입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삼성전자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의안은 96%의 찬성률로 통과됐다.
하지만 이 회장의 사내이사 경력은 단임 3년에 그쳤다. 이 회장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관련 형사재판이 진행되면서 2019년 10월 임기 만료로 이사직을 내려놨다. 2016년 말 수사가 시작된 이후 정상적으로 이사회에 출석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도 했다.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이 회장이 7년 만에 삼성전자 사내이사로 복귀할 것이라는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았다. 지난해 7월 대법원이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에 대해 최종 무죄를 선고하며 사법 리스크를 털어냈고, 메모리반도체 호황에 삼성전자가 가파르게 실적을 개선하며 경영진에 대한 우호적 여론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사회는 주식회사의 핵심 의사결정 기구다. 실권자가 공식적으로 이사회에 참여하며 권한과 책임의 일치를 구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 회장은 이사회 복귀를 미뤘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은 지난 24일 기자들과 만나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불발에 대해 "회사 내에서 다양한 고려사항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지난해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의무가 강화됐기 때문일까. 등기이사로 나서지 않는 진짜 이유는 이 회장만이 알 것이다.
삼성전자, 나아가 삼성의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이 회장임을 부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대통령 앞에서 삼성의 미래 투자 계획을 밝히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강남에서 치맥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이다. 그런 그가 유일하게 직함을 달고 있는 삼성전자에서 이사회에 계속 불참하는 것은 아쉬움을 남긴다.
7대 그룹(삼성·SK·현대차·LG·롯데·한화·HD현대) 가운데 동일인 또는 그 자녀가 계열사 등기이사가 아닌 경우는 이 회장이 유일하다. 미국 시가총액 상위 기업 중에서도 그런 경우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2016년 10월 권오현 부회장은 "급변하는 사업 환경 변화에 대처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이 회장을 이사로 선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10년 전과 비교해 사업 환경은 훨씬 빠르게 변하고 있고, 삼성이 지속 성장할 필요는 더욱 커졌다. 이 회장 앞에 놓인 과제는 분명하다. (산업부 김학성 기자)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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