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임기 '2년→3년' 연장 추진…"집중투표제 실효성 약화"
"주주권익 강화해 자본시장 활성화하려는 정책 기조에 반해"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한화그룹 상장 계열사들이 일제히 이사 임기를 '2년 내'에서 '3년 (내)'로 변경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이것이 집중투표제의 실효성을 약화하는 조치기 때문에 주주들이 반대해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권고가 나왔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25일 배포한 논평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근 한화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정기주주총회 소집공고에 따르면 이사의 임기를 기존 '2년 내'에서 '3년' 또는 '3년 내'로 확대하는 정관 개정안이 공통으로 상정됐다. 또 한화갤러리아[452260]는 이사 정원을 '기존 '3명 이상 13명 이내'에서 '3명 이상 7명 이내'로 축소하기로 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 같은 움직임이 개정 상법에 따른 집중투표제의 실효성을 약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주주권익 강화를 통해 자본시장 활성화를 도모하려는 정책 기조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집중투표제란 이사를 선임할 때 주식 1주당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각 주주에게 부여하는 제도다. 주주는 이사 후보자 1명 또는 여러 명에게 의결권을 집중해 투표할 수 있다. 일반주주를 대표하는 이사의 선임 가능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지난해 9월 '2차 상법 개정'으로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사는 집중투표제가 의무화됐다.
경제개혁연대는 이사의 임기가 2년에서 3년으로 늘어나면 매년 선임되는 이사의 수가 감소하기 때문에, 집중투표제가 도입돼도 한 번의 주주총회에서 선임할 수 있는 이사 수가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일반주주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을 구조적으로 훼손한다고 덧붙였다.
한화그룹은 공시에서 이사 임기 연장에 대해 "이사회 운영의 연속성과 안정성 강화"를 이유로 들었지만, 경제개혁연대는 이사의 연임을 통해서도 이를 얼마든지 달성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경제개혁연대는 한화그룹 상장 계열사들이 2016년 정기주총에서 이사회 운영의 유연성과 책임성 확보를 위해 이사 임기를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했던 것과도 배치된다고 짚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번 한화 상장계열사들의 정관 변경은 형식적으로는 임기 조정에 불과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이사 교체 주기를 분산시키고 선임 규모를 축소해 일반주주 추천 이사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을 제약하려는 목적으로 볼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의결권 행사 세부기준'은 이사회 내 위원회 활동을 제약할 정도로 이사 수를 제한하는 안건이나 정당한 사유 없는 임기 조정, 시차임기제 도입 등에 대해 모두 반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에 반대 의결권 행사를 촉구한다"고 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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