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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추심 관행 확 바꾼다…자체조정 유도·매각규율 강화

26.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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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억원 금융위원장, 제4차 생산적금융 대전환 회의 참석

(서울=연합뉴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챔버 라운지에서 열린 '제4차 생산적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2.25 [금융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정부가 민간 금융사의 수동적 채무조정 절차에 변화를 가한다.

공공부문에서의 채무조정은 성과를 내고 있는 반면, 민간 채무조정 절차는 여전히 관행적으로 진행돼 선제적·예방적 구제가 어렵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정부는 금융사의 자체 채무조정 활성화를 유도하는 한편, 원채권 금융사의 고객관리책임을 강화하고 무분별한 소멸시효 연장 관행도 개선하기로 했다.

◇ 자체 채무조정 내실화…포용금융 실적도 반영키로

금융위원회는 26일 이억원 위원장 주재로 신용회복위원회 광진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포용적 금융 대전환 2차 회의'를 열고 개인 연체채권 관리 강화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현재 부실 발생 이후 사후구제 중심 채무조정 지원제도에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어려움에 처한 차주도 제도권 금융 내에서 재기와 극복이 가능할 수 있도록 선제적·예방적 지원체계가 마련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금융사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우선 금융사 자체 채무조정 제도가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제도 및 유인구조를 마련하기로 했다.

지난 2024년 10월 채무조정 요청권이 도입된 상태지만 활성화를 위해서는 추가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금융위는 기한의 이익 상실 전 채무조정요청권 별도 안내를 의무화하고, 내부기준도 구체화하기로 했다. 향후 업권별 채무조정 모범사례도 취합해 배포할 계획이다.

은행권에 우선 적용한 뒤 이를 전 업권으로 확산하겠다는 게 금융위의 목표다.

채무조정 실적에 대한 사후평가 시스템도 마련한다.

신복위나 개별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관련 내용을 공개하는 데 더해, 현재 마련 중인 은행권 포용금융 종합평가체계에 자체 채무조정 실적을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금융위는 향후 포용금융 실적을 서민금융진흥원에 내는 금융사 출연금에 연동시킨다는 목표다. 경제적 인센티브를 적극 고려하겠다는 의미다.

나아가 자체 채무조정 과정에서 원금 감면시 감면 부분을 손실로 인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오유정 금융위 서민금융과장은 "연체 초기에 금융권이 도와주면 1~2개월 내에 극복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를 굳이 장기연체의 긴 과정으로 끌고 가지 말고 선제적으로 돕자는 취지다"며 "은행권 입장에서도 큰 부담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 원채권 금융사 책임↑…"채권매각 유인 차단"

아울러 정부는 금융사가 연체채권을 매각한 이후엔 별도의 고객보호 책임이 사라진다는 점에도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금융기관이 연체채권을 매각하지 않고 직접 보유·추심하는 경우 상당한 수준의 추심행위 규제를 적용받는데, 매각시엔 원채권 금융사가 고객책임에서 절연되는 현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본 셈이다.

특히, 신복위 신속 채무조정 채권은 장기연체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대부업 등으로 채권 매각시 채무자에 불이익이 큰 측면도 있다고 봤다.

이에 정부는 양수인의 불법행위에 대한 점검 의무를 부여하고, 신속 채무조정 중인 채권을 매각제한 채권으로 규정하기로 했다.

반복적인 채권 재매각 행태에도 제동을 건다.

반복 매각으로 당국의 관리가 어려운 영세 매입채권추심업체로 채권이 넘어가 추심 절차가 음성화·탈법화 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향후 원채권 금융사는 채권매각시 매각 조건으로 재매각 관련 사항을 포함할 의무를 갖게 된다.

추심업체의 자산·자기자본, 추심역량, 내부통제 적정성 등을 단서로 달아 향후 채권 재매각이 쉽지 않도록 구조를 바꾸겠다는 의도다.

보고의무도 강화된다.

향후 금융사들은 채권매각의 주요 내용을 업무보고서를 통해 분기별로 금융감독원에 보고하고, 홈페이지에도 공시해야 한다.

오 과장은 "채권을 양도하고 6개월에 한 번이나 연말 정도에 금융사가 양도채권에 대해 점검하는 그림을 예상하고 있다"며 "현재 추심 업무를 위탁하는 경우에 대해서도 관리 감독을 이미 하고 있다.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오 과장은 원채권자의 책임 강화가 부실정리 유인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금융사들의 연체채권) 매각 유인을 떨어뜨리는 쪽이 정책이 추구하는 방향이다"며 "대출 실행은 결국 차주와 금융사가 함께 한 결정이고, 리스크 없는 결정이란 있을 수 없다. 금융사가 연체가 발생했다고 이를 손쉽게 매각하는 게 신의칙에 맞는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고 전했다.

◇ 소멸시효 기계적 연장 관행 바꾼다

금융사의 기계적인 소멸시효 연장 관행으로 인해 장기 연체자가 양산되는 구조도 개선한다.

우선, 소멸시효 완성을 조건으로 연체채권에 대한 법인세법상 비용처리를 허용해 금융회사의 시효완성 유인을 강화하기로 했다.

다만, 금융권 건전성 관리 부담을 감안해 은행·보험은 5천만원 이하, 저축은행·상호·여전은 3천만원 이하 연체채권에 우선 적용하되, 제도 안착 추이를 보아가며 추후 적용기준 상향을 검토한다는 목표다.

금융위는 전 금융권 보유 연체채권의 약 90% 이상에 변경된 기준이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금융사가 채권의 회수 가능성 등을 따져 소멸시효 연장 여부를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판단 근거와 절차도 마련하기로 했다.

그간 소멸시효는 '원칙적 연장·예외적 완성' 기조가 강했다면, 앞으로는 '원칙적 완성·예외적 연장' 기조를 유도하겠다는 게 금융위의 계획이다.

이를 위해 소멸시효 완성사실 통지의무를 부여하고, 회수가능성을 고려해 소멸시효 연장을 판단할 수 있도록 제도화를 추진한다.

불가피하게 연장하는 경우에도 3년 경과시 회수가능성에 대해 재심사하는 절차를 신설하고, 소멸시효 완성 실적에 대한 사후평가 시스템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억원 위원장은 "대출은 채무자의 상환 약속일 뿐 아니라, 채권자의 적절한 심사와 관리가 결합된 채권자와 채무자의 공동결정"이라며 "그 실패의 비용도 함께 나누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jwon@yna.co.kr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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