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한국전력[015760]이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에도 밝지 않은 모습이다. 부채 규모는 여전히 크고 누적된 영업 적자를 해소하지 못했다. 여기에 실적을 명분으로 한 산업계의 전기료 요구도 고민거리다.
[출처: 한국전력, 연합인포맥스 인포그래픽]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3조5천248억원이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인 데다, 2024년에 비하면 60% 이상 뛰었다.
여느 기업이라면 자랑거리일 호실적이 한전에는 부담으로 여겨지고 있다. 전날 실적 발표에서도 한전은 영업이익 등 성과보다 재무 건전성 개선 필요성을 설명하는 데에 더 많은 분량을 할애했다.
그간 누적된 영업 적자 폭이 큰 데다 부채 규모도 여전히 상당하기 때문이다.
2021년부터 러·우 전쟁으로 국제 연료 가격이 폭등했지만, 한전은 전기료 인상을 미루면서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전기를 판매했다.
구입단가가 가장 높았던 2022년을 살펴보면, 당시 한전은 전력은 kWh당 162.1원에 사서 가계에 121.3원에 팔았다. 산업계에는 118.7원에 판매했다.
'역마진'으로 인한 영업 적자가 2021~2023년 별도 기준 47조8천억원이 누적됐다. 지난해와 같은 호실적에도 39조1천억원의 누적 적자가 남아있다.
채무 부담도 여전하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부채는 205조7천억원에 달했다. 연 이자 비용은 4조3천억원으로 집계됐다.
그간의 전기료 상승분을 감내하다가 이제야 점진적으로 회수하고 있다는 한전의 설명이 와닿는 이유다.
이런 와중에 '돈 나갈 곳'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 전환에 따른 전력 공급 체계 확충, 재생 에너지 확대에 따른 투자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24~2038년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른 송배전 투자비는 약 113조원에 달한다.
한전 입장에선 재무 정상화를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먼데, 이번 실적을 계기로 산업계의 전기료 인하 요구 목소리가 거세질 수 있어 우려하고 있다.
산업계는 최근 업황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철강업계와 석유·화학업계를 중심으로 전기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원가가 오를 땐 전기료를 올리지 못하지만, 내릴 땐 전기료 인하 압박에 시달리는 불균형이 재무 부담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한전은 호소하고 있다.
한전은 "우리나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단순히 전기요금을 인하할 것이 아니라, 요금이 원가에 맞게 적기에 조정돼 가격 신호가 제대로 작동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가가 오르면 요금이 오르고, 낮아지면 요금을 낮출 수 있는 합리적인 체계가 돼야 산업계도 이에 맞춰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ebyun@yna.co.kr
윤은별
ebyun@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