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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반도체 중심 K자형 회복…경기 살아나도 물가 압력 제한적"

26.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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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제조업 중심의 'K자형 성장'이 심화되면서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물가 상승 압력은 과거보다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조사국은 27일 공개한 'BOX 부문별 성장차별화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최근 국내 경제 회복이 특정 산업에 집중되면서 성장과 물가 간 연계성이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하반기 이후 국내 경기는 회복 국면에 진입했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 제조업에 성장이 편중되는 이른바 'K자형 경제'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IT 제조업과 여타 산업 간 성장률 격차는 2024년 하반기 5.0%포인트에서 2025년 상반기 8.2%포인트, 3분기에는 9.5%포인트까지 확대됐다.

정원석 한은 조사국 물가동향팀 차장은 "올해 성장률이 2.0% 수준을 기록하더라도 IT 제조업을 제외할 경우 성장률은 1%대 초중반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 성장해도 물가 안 오르는 이유

보고서는 부문 간 성장 격차가 확대될수록 경기 회복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로가 약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대기업 종사자 등 일부 계층에 소득 증가가 집중될 경우 경제 전체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효과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한은이 팬데믹 이후 근원물가 상승 요인을 분석한 결과, 반도체 경기 회복이 본격화된 2023년 2분기 이후에도 물가 상승에서 수요 요인의 기여도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소득층일수록 추가 소득을 소비보다 저축이나 자산 축적에 활용하는 경향이 강한 데 따른 것이다.

보고서는 "그 결과 경기개선에도 불구하고 소비경로를 통한 물가 상승의 연결고리가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 임금 격차 확대도 물가 압력 낮춰

노동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됐다.

최근 반도체 등 IT 제조업 임금은 크게 상승한 반면 비IT 제조업 임금은 정체되면서 산업 간 임금 격차가 확대됐다.

또 대기업 임금 상승폭이 중소기업을 웃돌고 임시·일용직 임금은 감소세를 보이면서 경제 전반의 기조적 임금 상승 압력은 과거 평균보다 낮은 수준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임금 구조가 기업 비용 상승을 제한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경기-물가 관계 약화…"필립스 곡선 완만해져"

실증 분석 결과에서도 최근 경기와 물가 간 관계 약화가 확인됐다.

근원물가 상승률과 GDP갭 간 상관관계를 보면 2021∼2022년에는 경기 개선이 물가 상승으로 비교적 뚜렷하게 이어졌지만, 2023년 이후에는 그 관계가 크게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부문별 성장 차별화 심화가 필립스 곡선의 기울기를 완만하게 만들면서 수요 충격이 물가로 전이되는 강도를 낮춘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짚었다.

한은은 앞으로 경기 회복이 이어지더라도 물가 상승 압력은 과거보다 완만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반도체 등 일부 IT 대기업이 주도하는 K자형 회복 국면에서는 성장의 온기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향후 물가 흐름은 비IT부문의 경기 회복 정도와 함께 유가·환율 등 대외 변수, 반도체 가격 움직임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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