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분당 자택 매각 발표 뒤 현지 중개업소 문의 잇따라
공동중개망에서 매물 등록 뒤 곧 사라져 '매각됐다' 추측도
靑 "부동산 정상화 의지 보여준 것"
[촬영: 주동일 기자]
(성남=연합인포맥스) 주동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내놓은 아파트가) 방금 나갔대요."
지난 27일 오후 6시께, 성남시 분당구 양지마을 금호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만난 한 공인중개사가 말했다.
매수 희망자가 나타나 분당 공인중개사들이 매매 정보를 공유하는 전산망에서 해당 매물이 내려갔다는 뜻이다. 당시엔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지만, 일부 공인중개사들은 이를 두고 "계약이 체결됐다"고 조급하게 판단하기도 했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김혜경 여사와 공동명의로 보유해온 이 단지의 아파트를 돌연 매물로 내놨다. 가격은 동일 평수 호가보다 최대 3억원 저렴한 29억원이었다.
이 단지는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로 지정됐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의 집이었다는 '프리미엄'까지 더해져 가격이 뛸 것이라는 기대까지 나왔다.
관련 보도가 쏟아지자 단지 인근 공인중개사 사무소엔 전화가 빗발쳤다.
다른 공인중개사는 "어떻게 알았는지 여기저기서 전화가 왔다"며 "너무 피곤하다"고 호소했다.
현지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네이버 부동산 등에 매물을 올리지 않고, 단 한 곳에만 집을 내놨다.
이 대통령의 매물이 등록된 중개업소가 어딘지 알기가 어렵다 보니, 인근 중개소까지 매수 문의가 쏟아졌다.
현지 중개업소들은 해당 사무실이 어디인지 말하기를 꺼렸다. 한 중개사는 이 대통령의 아파트 매매를 맡은 중개소가 갑작스럽게 너무 많은 관심을 받아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도 귀띔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내놓은 아파트에는 현재 세입자가 살고 있어 실내를 보기 어려운 상태였다. 만기는 오는 10월로 알려졌다. 인근 중개사들 사이에선 매수 희망자가 아파트 실내를 보지도 않고 계약 의사를 밝혔다는 이야기도 퍼졌다.
매수 희망자는 약정을 바로 체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인 분당구에서는 약정서를 먼저 체결한 뒤 약 3주 뒤 거래 허가를 받아 계약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아파트를 매매해야 한다.
[촬영: 주동일 기자]
이날 저녁 무렵 단지 인근에서 만난 한 중개사는 "누군가가 (매수를) 하겠다고 해서 일단은 물건을 내렸고, 계약(약정)서를 아직 쓴 상태는 아니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자산 관점에서 봤을 때 이 대통령의 이번 결정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 공인중개사는 "집이 한 채여서 천천히 팔아도 되는데, 이렇게 급하게 팔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 재건축 이슈도 있는데 나중에 팔아도 재건축 조합원 수익도 있어서 팔 이유가 전혀 없다"고 평가했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집을 내놓은 것이 부동산 시장 정상화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 거주 목적의 1주택 소유자였지만 부동산 시장 정상화의 의지를 국민께 몸소 보여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해당 아파트는 전년 실거래가 및 현재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물로 내놓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SNS) 계정을 통해 자신이 시세 차익을 남겼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내가 이 집을 산 게 1998년이고, 셋방살이 전전하다 IMF 때 평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산 집"이라며 "아이들 키워내며 젊은 시절을 보낸 집이라 돈보다도 몇 배나 애착 있는 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평생 죽어라 전문직으로 일하며 번 돈보다 더 많이 집값이 올라 한편 좋기는 하면서도 뭐 이런 황당한 경우가 있나, 이러면 누가 일하고 싶을까 하여 세상에 죄짓는 느낌이었다"며 "돈 때문에 산 것도 아닌 것처럼 돈 때문에 판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출처: 이재명 대통령 X에서 갈무리]
diju@yna.co.kr
주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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