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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가치 낮추는 'K-M&A' 관행…"베어허그·공시 강화로 디스카운트 해소"

26.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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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적 인수' 아닌 '기업가치 제고' 수단으로 '베어허그' 주목

M&A 정보 공개 의무화 필요…일반 주주 '깜깜이' 피해 막아야

여의도 전경

[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자본시장의 고질적 문제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의 관행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M&A 공시 의무 강화와 '베어허그(Bear Hug)' 제도 도입이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주주가치를 회복하는 핵심 장치라고 강조했다.

◇ M&A 시장에 '베어허그' 문화 정착해야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임지우 트러스톤자산운용 ESG 리서치팀 팀장은 지난 27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주최한 '개정 상법에 따른 M&A 인수 제안 관련 공시제도 개편" 세미나에서 베어허그 제도가 피인수 기업 이사회를 우회 압박해 적정 기업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베어허그는 인수 희망 기업이 피인수 기업의 이사회에 공개적으로 매수 의사를 전달하고, 이를 주주들에게 알리는 방식이다. 마치 곰이 껴안듯 강력하면서도 정중하게 협상을 요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간 국내 시장에서 베어허그는 '적대적 M&A'의 전초전으로 여겨지면서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임 팀장 등 전문가들은 이를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는 시장 기제'로 재정의했다. 인수가 제안되면 이사회는 이를 검토할 의무가 생기고, 주주들은 현재 주가보다 높은 프리미엄이 붙은 매각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베어허그 문화가 정착하면 대주주만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급받는 문제를 해결하고, 일반 주주들도 프리미엄을 받는 의무공개매수의 효과까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됐다.

포럼 관계자는 "경영권 방어에만 급급한 이사회가 주주들에게 유리한 매각 제안을 임의로 거절하지 못하도록, 베어허그와 같은 공개 제안 제도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이사회가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는지 입증하도록 '이사회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도 반드시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 M&A 공시 강화로 '깜깜이 인수합병' 막아야

세미나에 참석한 이용우 경제더하기연구소 대표는 상장사 저평가 해소를 위해서라도 M&A 제안 관련 공시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 M&A 시장은 대주주 간의 밀실 협의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일반 주주들은 경영권 프리미엄에서 소외되거나 합병 비율 산정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상황에 노출돼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 대표가 제시한 핵심 방안은 'M&A 단계별 상세 공시 의무화'다. 인수의향서(LOI) 접수 단계부터 실사 과정, 최종 협상 가격 산정 근거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특히, 합병 시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독립적인 외부 평가 기관의 선정 기준과 평가 전문을 주주들에게 공개하고 대주주에게 유리하게 왜곡된 합병 비율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더불어 기업이 M&A를 결정했을 때 이사회가 해당 결정이 기업 가치와 주주 권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소위 '이사회 의견서' 공시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포럼 관계자는 "베어허그를 통한 경영권 시장의 활성화와 M&A 공시의 투명성은 결국 한국 기업들의 지배구조 리스크를 낮추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는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을 '믿고 투자할 수 있는 곳'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jwchoi2@yna.co.kr

최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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