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망으로 이란의 정치 안정성과 체제 전망, 경제 상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지도자 교체로 탄압 완화와 경제 개선을 기대하는 이란 내부 기대와 달리 하메네이의 사망이 곧 이란의 체제 변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37년간 이란 통치해온 절대권력 하메네이
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하메네이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사망했다.
1989년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 사망으로 권력을 승계한 하메네이는 이란에서 군대와 사법부, 국영방송, 주요 전략 결정을 모두 통제하며 절대적 권력을 행사해왔다.
이란은 최고지도자가 종교·정치 권력의 정점에서 통치하는 독특한 체제를 가지고 있다.
하메네이는 1979년 왕정을 무너뜨린 이슬람 혁명 이후 두 번째 최고지도자다. 그는 서방 제재 속 자급자족을 강조하는 '저항경제'를 추진했으며, 안보 중심의 정책이 개혁을 막는다는 비판 세력을 탄압해왔다.
그의 통치는 2009년 부정선거 의혹과 2022년 여성 인권 시위 발생, 2025년 경제위기로 인한 전국 시위 등으로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으나 그는 강경 진압으로 대응해왔다.
37년간 이란을 통치해온 하메네이가 사망하면서 이란의 체제 불확실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란은 현재 최고지도자의 유고 시 권한 대행을 규정한 헌법 111조에 따라 대통령, 사법부 수장, 헌법수호위원회 위원 1명으로 구성된 3인이 지도자위원회가 구성됐다.
이란 내부에서는 그의 사망으로 탄압과 경제적 어려움이 해결될 것이란 기대감에 환호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일부 이란인들은 거리에서 축하 시위를 벌였다.
미국에 거주하는 이란 출신 엔지니어 마수드 고드라트 아바디는 "하메니이가 죽었다. 오늘은 내 인생 최고의 날로, 이란에 영광스러운 날이다"고 말했다.
그는 "하메네이의 죽음은 이란 역사에서 새로운 장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믿으며, 이 순간이 장기적으로 변화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부연했다.
◇ 이란의 미래, 가능한 시나리오는
미국 외교협회(CFR)는 "이란 최고지도자를 제거했다고 해서 정권교체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이란 혁명수비대가 체제 그 자체다"고 진단했다.
하메네이의 사망은 이슬람 혁명 이후 두 번째 최고지도자의 교체이며,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이지만 이에 따른 결과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란 내부 기대와 달리 CFR은 단기적으로 의미 있는 정치·경제 자유화 가능성은 작다고 예상했다.
CFR은 향후 이란의 미래 시나리오로 ▲체제 유지 ▲군부 권력 강화 ▲정권 붕괴의 3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체제가 유지되는 경우는 "하메네이 없는 하메네이 체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지도자는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국정을 운영해 나가야 하며, 이 경우 이란의 경제적 어려움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군부 권력 강화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CFR은 이란 경제에 대해 구조적으로 왜곡돼 있으며, 높은 인플레이션과 붕괴하는 통화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클락타워그룹의 마르코 파피치 전략가는 "다음 최고지도자가 미국과 협상하지 않는다면 이란 경제는 곧 폐허가 될 것"이라며 "강경 지도자가 등장해 미국이 군사행동을 계속한다면 이란은 중세 수준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씨-체인지 파트너스의 키스 피츠제럴드 매니징 파트너는 "하메네이 제거가 정권교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전구를 교체하려면 먼저 깨진 전구를 제거해야 하지만, 그것만으로 전구가 교체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권이 붕괴하더라도 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알리J.S 전략 분석가는 "해외에 있는 이란 반정부 세력은 분열돼 있으며, 통합된 지도부가 없다"며 "해외 지도자를 들여오는 방안도 현실성이 낮다"고 말했다.
해외 반정부 세력은 팔라비 왕자 지지 왕정파와 유럽·북미의 세속 민주주의 세력, 쿠르드 반정부 단체 등이지만, 이들이 이란 내부에서 신뢰도가 낮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jykim@yna.co.kr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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