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한이임 수습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23억8천200만 원.
최근 헬리오시티를 유명하게 만든 84㎡(제곱미터) 아파트 실거래 가격이다. 연초 시세 30억 원에 달하는 아파트가 7억 원 가까이 깎인 채 거래돼 최근 부동산 시장을 달궜다.
증여 등 특수 목적의 거래일 것으로 대부분 추측했음에도 그 파급력은 컸다. 서울 실거래 동향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잠실에서 대단지 아파트인 헬리오시티가 그 주인공이었기 때문이다.
[출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
지난달 25일 기자가 찾은 헬리오시티에서는 추가 급락의 기회를 엿보는 매수자와 고민이 깊어진 매도자 간 눈치싸움이 한창이었다.
최근 정부가 다주택자 중과세를 유예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자, 헬리오시티 내 다주택자 매물들이 가격을 낮춰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가 이전보다 강해졌다.
지표상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었다.
네이버부동산에 따르면 헬리오시티 국민 평수 매물이 최근 26억 원에 나오기도 했다. 고가(29억5천만 원)와 비교해 약 3억5천만 원가량 차이가 난다.
실거래가에서도 온도 차를 느낄 수 있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84㎡ 매물은 지난달 대부분 30~31억 원 안팎에서 거래됐다.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클릭 수만 높다며 눈치만 살펴보고 있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일정 수준 이하로 가격이 떨어질 경우 연락을 달라는 손님들도 더러 있다는 게 현장의 분위기다.
한 A 중개업자는 "입주 물건의 경우 일정 가격 선에서 물건을 찾기도 한다"며 "일정 가격 이하로 대기 손님들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매수자들의 매물고르기가 마냥 근거 없지만은 않았다. 실제 다주택자 매물들이 점차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설 이후로 세낀 물건 등을 포함해 내놓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게 중개업소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현장에서도 '세낀 물건' 등 급매 종이에 붙은 매물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촬영: 한이임 수습기자]
온라인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포착됐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매매 기준 온라인 집계 매물 건수는 943건으로 한 달 전(562건)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B 중개업자는 "다주택자 매물이 엄청 많이는 아니지만 꽤 나와 있는 상태"라면서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작은 평수는 아예 매물이 없었다. 18평 정상 매물은 보통 20억, 21억 원인데 다주택자 급매물은 19억 원에도 나왔다"고 했다.
다른 C 중개업자는 "임대 사업자들의 대출이 회수되거나 그러면 못 버티고 물건을 내놓을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급매물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매수·매도자 간 눈높이 차이는 여전하다. 거래 약정 마지노선은 4월이기에 매수자 쪽에서 이전까지 최대한 시간을 끌 가능성도 남아 있다.
위의 C 중개업자는 "3월에 (집값이) 더 떨어질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신다"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다주택자들이 불안해할 수도 있다. 다주택자이면서 실제 살고 있는 집이 나오기도 했다"고 했다.
강남 3구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가 2년 만에 하락 전환하는 등 정부의 '집값 잡기' 의지가 먹히는 듯 하나, 여전히 갈 길은 멀어 보인다. 강남 불패 신화를 이끌었던 '버티면 이긴다'는 시장의 믿음을 바꿔야 한다는 난제가 남아 있다. 헬리오시티도 예외는 아니었다.
A 중개업자는 "매수자들이 기다리지 않고 매수한다면 모르겠지만, 물건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어 3월까지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번 장이 끝나면 원 시세대로 다시 정리될 수도 있다. 밑의 물건들은 빠지게 돼 있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7일 X(엑스·전 트위터)를 통해 "투자·투기용 1주택자도 보유보다 매각이 유리한 상황을 만들 것"이라며 버티기에 나선 투기 수요에 경고했다.
부동산 투기가 끝날지, 불패 신화가 다시 입증될지는 여전히 안갯속에 있다.
다만, 시장이 5월을 분수령으로 보고 있듯, 2달 뒤 헬리오시티의 매매가도 이를 가늠할 단서가 될 것이다. 이번과는 다른 의미로 화제가 된다면 말이다.(산업부 정필중 기자)
joongjp@yna.co.kr
정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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