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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싱 FTA 20년만에 손질…공급망·그린경제로 협력 외연 확대

26.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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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하면서 싱가포르와의 경제 협력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간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아온 싱가포르와의 FTA가 첫 체결 이후 20년 만에 제도 손질에 나서면서, 아세안을 넘어 국내 전략 산업이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데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아세안 첫 양자 FTA…급격한 통상환경 변화 직면

이재명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로렌스 웡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간 FTA 개선을 위한 협상을 개시하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번 공동선언문에는 공급망, 그린경제, 무역원활화, 항공 MRO(정비· 수리·분해조립) 4개 분야를 개선해 통상 협력을 선진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대통령은 "우리 두 정상은 올해 발효 20주년을 맞는 양국 FTA를 통상 및 경제안보 환경 변화와 기술 발전을 충분히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선하기로 했다"며 "양국 간 긴밀한 투자 협력도 더욱 전략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한-아세안 FTA를 통해 아세안 10개국과 FTA를 체결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와는 별도의 양자 FTA를 통해 상품과 서비스, 투자 분야 협력을 확대해왔다.

지난 2006년부터 발효된 싱가포르와의 FTA는 한국이 체결한 두 번째 FTA이자, 아세안 국가 가운데 최초의 양자 FTA로 범 아시아권 통상·무역을 확대하는 출발선으로 평가돼왔다.

실제로 싱가포르와의 FTA로 양국은 높은 수준의 상품과 서비스 시장을 개방할 수 있었다.

수출품에 대해서는 약 91.6%의 관세 철폐가 적용돼왔고, 아시아 금융 허브 국가에 걸맞게 금융과 투자가 협력의 축으로 유지돼왔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 20년간 싱가포르는 한국 기업의 동남아 진출 거점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국가로 꼽혀왔다.

하지만 이후 글로벌 통상 환경이 크게 변화하면서 협정 업그레이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디지털 경제 확대와 공급망 재편, 탄소중립 전환 등 새로운 통상 환경을 반영하기 위해 협정을 현대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번 개선 협상은 기존 관세 인하 중심 협정에서 벗어나 공급망과 친환경 산업, 물류 협력 등 경제안보와 미래 산업 협력까지 포괄하는 방향으로 추진됐다는 점에서 양국 간 협력을 고차원적으로 공고히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싱 FTA, 서비스·투자→미래형 협정으로 '업그레이드'

가장 주목되는 분야는 공급망 협력이다.

장기화하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 국면 속에 보호주의 무역이 확산하면서 공급망 안정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물류 허브인 싱가포르와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국내 기업의 아세안 시장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그린경제 협력도 중요한 축으로 꼽힌다.

탄소중립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신재생에너지와 친환경 인프라 분야 협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동남아 지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싱가포르와 협력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무역 원활화를 위한 논의는 향후 양국의 기업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통관 절차 간소화와 물류 협력 강화 등을 통해 양국 간 교역 비용을 줄이고 기업 활동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항공 정비·수리·분해조립(MRO) 협력도 이번 협상에서 새롭게 포함된 분야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대표 항공 정비 허브로 꼽히는 만큼 협력이 확대될 경우 국내 항공산업의 해외 진출 기반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이번 FTA 개선 협상이 단순한 협정 개정을 넘어 양국 간 경제 협력의 방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교역 중심 협력에서 투자와 첨단 산업 협력으로 협력 구조가 변화하고 있는 흐름을 제도적으로 반영하는 작업이라는 얘기다.

산업은행과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자산운용 그룹인 '세비오라'는 별도의 투자 파트너십 MOU를 체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한 금융권 고위 임원은 "기존 금융회사나 기업이 싱가포르에서 사업적으로 새로운 국면의 진출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과 물류 중심지인 싱가포르에 국내 기업의 진출이 확대된다면 아세안 시장 전반의 접근성이 더욱 좋아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동언론발표 마친 한-싱가포르 정상

(싱가포르=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가 2일 싱가포르 외교부 청사에서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뒤 포옹하고 있다. 2026.3.2 xy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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