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전기 먹는 하마'로 규정하며 빅테크에 전력 비용 책임을 묻는 움직임이 본격화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전력 수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전기요금 납부자 보호 서약(Ratepayer Protection Pledges:RPP)'을 내세워 대형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들에 자체 전력 확보와 요금 부담 최소화를 요구하고 있다.
전력망 부담이 가계 전기요금 인상으로 전가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이는 데이터센터를 단순 산업시설이 아닌 공공요금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 변수로 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내 사정도 녹록지 않다. 경기 용인에 조성 중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각지의 AI 데이터센터 증설 계획이 현실화할 경우, 전력 수요 급증은 불가피하다.
정부는 안정적 전력 공급을 강조하고 있지만, 전력망 확충 속도와 주민 수용 여부, 송전 인프라 갈등 등 복합 변수가 얽혀 있다.
◇ 국내 네카오·통신 3사, 재생에너지·전력구매 활용
국내 빅테크와 반도체 기업들은 '전력 다소비 산업'이라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재생에너지 조달 확대·직접 PPA(전력구매계약)·발전소 연계 모델을 병행하는 구조로 에너지 수급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우선 네이버는 데이터센터 '각(세종)'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RE100 이행을 목표로 한국전력의 녹색프리미엄 제도 활용과 제3자 PPA를 병행하고 있으며, 신규 데이터센터 설계 단계에서부터 고효율 냉각·AI 기반 전력관리 시스템을 적용해 전력사용량을 낮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 역시 안산 데이터센터를 포함해 재생에너지 조달 비율을 높이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태양광·풍력 발전사업자와의 장기 계약 확대가 핵심 축이다.
통신 3사는 데이터센터 전력 효율 개선과 분산형 전원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다.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 확장에 대비해 재생에너지 PPA와 함께 에너지저장장치(ESS)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KT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고효율 냉각 설비와 AI 전력 관제 시스템을 도입해 전력 소비를 절감하고 있으며, 일부 거점에는 태양광 설비를 병행 구축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역시 신규 IDC 설계 단계부터 전력 사용량 절감과 재생에너지 구매 확대를 전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반도체 업계, 재생에너지·정부 분산에너지 확대
반도체 업계는 보다 적극적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추진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총 15GW의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원자력 발전소 15기와 맞먹는 규모로 현재까지 약 9GW만이 확보된 상태다.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맞물려 장기 전력 확보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용인에 건설 중인 팹을 위해 LNG 열병합 발전소 건설을 추진 중이며, SK에코플랜트와는 태양광 PPA 계약, 한국수자원공사와는 수력발전 PPA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삼성전자 역시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해 PPA 계약을 통해 재생에너지 조달을 확대하고 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대규모 전력 수요는 정부·한전과의 송·변전망 협력 중심으로 전력 확보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용인 국가산단에 필요한 총 9GW 중, 현재 LNG 발전소 3기 건설과 송전선로 확충 등을 통해 6GW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 측면에서는 분산에너지 확대가 대안으로 거론된다.
정부가 추진 중인 분산에너지 관련 법·제도는 전력 수요지 인근에서 전력을 생산·소비하는 구조를 확대하는 데 초점을 둔다. 데이터센터를 수도권에 집중하기보다 지방 산업단지나 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지역으로 분산 배치할 경우, 송전 부담을 줄이고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논리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김용기연구원은 앞서 정책연구를 통해 "AI 산업의 가파른 성장으로 인해 전력 공급, 환경 지속가능성, 지역 수용성 측면에서 전례 없는 에너지 삼중고가 대두되고 있다"라며 "AI 산업의 지속적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면 지속가능한 에너지 공급, 입지 수용성 제고, 탄소중립 지표와의 정합성이라는 세 축을 균형 있게 고려하는 종합적 전략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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