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빅테크업체 백악관서 '전기요금 부담'에 서약할 듯
MS·아마존·구글 전력 독립 가속…원전 등에 직접 투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빅테크 기업들에 자체 발전 설비 확보를 요구하면서 전력 인프라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전력망 부담을 완화하려는 정책적 판단에서 출발했으나, 데이터센터 건설 및 전력기기 수요 확대라는 구조적 시장 변화를 촉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 트럼프, 빅테크에 '전력 부담하라'…4일에 서약
3일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24일 열린 국정연설에서 '전기요금 납부자 보호 서약(Ratepayer Protection Pledges:RPP)'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주요 기술 기업들에 자신들의 전력 수요를 자체적으로 해결할 의무가 있다고 통보하고 있다"며 "그들이 공장 부지 내에 자체 발전소를 건설하면 누구의 요금도 오르지 않을 것이고, 많은 경우 지역사회 전기 요금이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AI 데이터센터용 전력 확보를 민간 기업 스스로 책임지도록 할 것이라는 의미다. 소비자들의 전기요금 인상 압력을 낮추기 위한 조치로 풀이됐다.
아마존과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xAI, 오라클, 오픈AI 등 미국 빅테크 경영진은 이달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회동해 '전기요금 납부자 보호 서약'에 서명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신규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때 자체 전력 공급 시설을 구축하거나 구매·임대한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책의 배경에는 미국 전력망의 노후화와 AI 데이터센터의 기하급수적인 전력 소비 증가라는 이중적 과제가 자리한다. 미국 내 데이터센터는 AI 모델 학습 및 추론 수요 증가에 따라 전력 수요가 과거보다 급증하면서 전력망 설비 및 요금 문제를 야기한다는 정치적 이슈로 부상했다. 이 때문에 백악관은 소비자들의 전기료 상승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전력비용 자체 부담' 카드를 꺼냈다.
해당 서약의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공식적인 공개 약속의 성격으로 빅테크에 일정 수준의 책임을 부과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결국 이 같은 조치는 빅테크 기업들의 관련 설비 투자 확대와 전력 확보 전략을 가속할 전망이다.
◇ MS·구글·아마존 등 에너지 자립에 투자 개시
빅테크 기업들은 폭발적인 전기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이미 '원자력'을 핵심 에너지원으로 낙점하며 에너지 자립에 속도를 내왔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24년 9월 과거 사고로 폐쇄됐던 스리마일섬 원전 1호기를 재가동해 20년간 835MW의 전력을 독점 공급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오는 2028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글은 2024년 10월에 4세대 SMR 개발사인 카이로스 파워와 기업용 SMR 전력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총 500MW 규모이며, 2030년 첫 가동을 시작으로 2035년까지 6~7기의 원자로를 순차적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아마존도 같은 해 10월, SMR 개발사인 X-에너지에 5억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으며, 에너지 노스웨스트와 협력해 SMR 단지를 건설, 전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전력 생산 못지않게 이를 데이터센터까지 전달하는 송전망 확보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기업들은 발전소 인근에 데이터센터를 직접 구축하기 시작했다.
아마존이 펜실베이니아 원전 바로 옆에 위치한 데이터센터 캠퍼스를 매입해 최대 960MW의 전력을 직접 공급받기로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는 약 415TWh(테라와트시)로 세계 전체 전력의 1.5%를 차지했으며, 이 수치는 2030년까지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 전체 전력 수요가 2050년까지 6천TWh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증가분의 상당 부문을 데이터센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자체 에너지 발전 행보는 향후 AI 산업의 주도권이 고성능 칩 확보를 넘어, 누가 더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전력원을 선점하느냐에 따라 갈릴 것임 시사한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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