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운송, 석유·가스 업종 수혜…"유가 상승 장기화 본격적인 인플레 우려 부각"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됐다. 가장 먼저 반응한 건 유가다.
국제유가는 70달러를 돌파했고, 전 거래일 대비 10% 이상 급등했다. 증권가에서는 최악의 경우 100달러 돌파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전망을 내놨다.
3일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사흘째 지속된 미·이스라엘과 이란의 교전 속에서 일평균 330만 배럴 규모의 이란산 원유 공급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호르무즈 해협 운송 차질 등이 국제 유가의 급등을 야기한다"고 진단했다.
지난 28일 이란 공습 이후 개장한 원유 선물거래에서 브렌트유와 WTI 가격은 일제히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했으며, 한때 각각 82달러, 75달러 선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이는 공습 직전 거래일 종가와 비교해 10% 이상 급등한 수준이다.
이에 OPEC+ 동맹국은 연초 3개월간의 석유 생산 동결을 끝내고 증산에 합의했다. 내달부터 일평균 20만 6천배럴을 늘린다. 다만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황 연구원은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중심의 OPEC 증산 여력(일평균 약 400만배럴)은 국제 유가 급등세를 제어할 마지막 보루"라면서도 "전 세계 원유 증산량의 0.2% 수준이 한계인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상 운송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에서 증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고 봤다.
글로벌 시장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운송 불확실성에 시선을 집중했다. 확전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이 전면 봉쇄될 경우, 국제 유가는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황 연구원은 "당사국 간 조기 협상·호르무즈 해협상 운송 정상화 시 국제 유가는 다시 배럴당 70달러를 하회할 것"이라면서도 "전면 봉쇄 시 OPEC+의 증산은 사실상 무력화된다"고 짚었다.
이어 "국제 유가는 100달러 돌파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만약 단기 충돌 이후 당사국이 협상 테이블에 복귀할 경우, 70달러 선의 현 유가 수준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 NH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이번 사태에 따라 해상운송, 석유·가스 업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봤다.
우선 유가와 석유제품 가격의 동반 강세로, 유가 상승분은 석유 제품 가격에 전가돼 정제마진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운송의 경우에도 유조선, 석유화학제품운반선, LPG, LNG 전반에 걸쳐 단기 운임 상승이 예상된다. 특히 이미 미국과 EU 중심의 선박 제재 영향으로 기용할 수 있는 선박 공급이 큰 폭 감소한 상황이기에, 호르무즈 해협 통행 제약은 단기적으로 유조선 운임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실제 SK이노베이션, S-OIL 등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출처 : NH투자증권]
신영증권도 예상보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에 집중했다. 과거 호르무즈 해협이 전면 봉쇄된 사례가 전무하지만, 유가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인플레이션 또한 우려스럽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만일 유가 상승이 1~2주를 넘어 장기화될 경우에는 본격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부각될 수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또는 이스라엘이 아닌 인접국과의 교전으로 이어질 경우 중장기 시계열에서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 강화와 고유가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또한 이달 말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의 중요성도 커졌다. 중국은 이미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유엔의 승인을 받지 않은 국제법 위반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이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중 37.7%가량이 중국으로 운송되고 있어 실질적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중국에 타격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4일부터 중국은 양회를 시작한다.
그는 "양회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어느 수준으로 강조하는지와 미국의 관세 압박을 받는 산업에 대한 정책 방향 등을 통해 미·중 갈등의 수위를 미리 점쳐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gepark@yna.co.kr
박경은
ge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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