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KB·IBK 거친 파생 베테랑…합류 한 달 반 만에 인프라 세팅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한양증권이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LP) 비즈니스에 출사표를 던졌다. 중대형 증권사로 도약하기 위한 거대한 '플로우 비즈니스'의 뼈대를 세우겠다는 청사진 하에서다.
막대한 인프라 투자가 필수적인 이 '장치 산업'의 최전선에서는 김종호 한양증권 이사가 있다.
◇한 달 반 만의 초고속 셋업…"LP는 장치 산업"
김 이사는 2009년 주식워런트증권(ELW) LP를 시작으로 파생상품, 상장지수증권(ETN), 주가연계증권(ELS) 등 주식 관련 상품을 두루 섭렵한 자본시장 베테랑이다. 대우증권과 KB증권을 거치고 IBK투자증권에서 LP 데스크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던 그는 지난해 10월 한양증권으로 둥지를 옮겼다.
그가 합류한 지 불과 한 달 반 만인 지난해 12월, 한양증권은 전산 인프라부터 인력 구성까지 LP 데스크 세팅을 완료했다. 과거 함께 셋업을 담당했던 팀원들과 동행하며 시행착오를 대폭 줄인 덕분이다. 속도전 끝에 올해 1월부터는 시스템을 완비해 정상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ETF LP는 운용사와 계약을 맺고 업무를 수행한다. 그렇기에 기관 영업의 성격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그러나 김 이사는 ETF LP가 '인프라 비즈니스'의 성격이 더 강하다고 본다.
김 이사는 "LP는 태생이 영업에서 시작됐지만, 결국 호가를 댈 수 있는 촘촘한 시스템과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며 "초반에 전산 장비 등 자본 투입이 꽤 많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실제 매수·매도 호가를 촘촘히 제시해 투자자의 거래를 돕고, ETF 본연의 가치(이론가)와 시장 가격 간의 괴리를 좁히는 일의 대부분은 전산 시스템에 의해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속도가 생명인 만큼 마이크로초 단위의 찰나를 다투며 인프라 비용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진다.
이러한 장치 산업적 특성 때문에 대형사 위주로 굴러가던 시장이었지만, 최근에는 ETF 시장 규모가 대폭 커졌다. 이에 중소형사도 비용 투입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됐다.
◇마진 없어도 플로우 비즈니스 '마중물'…다음 목표는 '시장조성자'
거대한 비용 투자에 비해 비즈니스 자체의 마진은 굉장히 박하다.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방향성 투자를 병행하는 곳도 있었지만, 김 이사의 철학은 단호하다.
그는 자칫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 때문에 한양증권은 장중 포지션을 아예 열지 않고 철저한 '100% 풀 헤지(위험 회피)' 원칙을 고수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척박한 전장에 뛰어든 이유가 있다.
중대형 증권사로 도약하기 위한 '플로우 비즈니스'의 초석을 다지기 위함이다.
그는 "ETF LP를 하기 위해 인프라와 결제, 내부 통제 프로세스를 한 번 세팅해 두면, 살짝 변형된 관련 비즈니스들이 훨씬 쉽게 들어올 수 있다"며 "새로운 사업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이규진 멀티솔루션센터장(상무)의 리더십과 적극적인 추진력이 주효했다고 그는 강조했다.
한양증권의 시선은 이미 다음 단계인 주가지수 및 파생상품 시장조성자(MM) 진입을 향해 있다. 김 이사는 과거 대우증권과 KB증권에서도 파생 시장조성 업무를 오랜 기간 담당했다. 그는 "구축해 둔 주문 시스템과 인력을 공유해서 쓸 수 있어 향후 비즈니스 확장 시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고 귀띔했다.
국내 26번째 ETF LP 사업자로 뛰어든 한양증권. 철저한 헤지 원칙과 단단하게 다져놓은 인프라 마중물을 바탕으로 자본시장의 핵심 마켓메이커로 진화할 한양증권의 내일이 기대된다.
[한양증권 제공]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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