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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충격] "기본 시나리오 틀렸다"…글로벌IB 전망 줄상향

26.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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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글로벌 투자은행(IB) 분석가들은 국제유가 전망치를 줄줄이 올려 잡는 모습이다.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어갈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인 가운데 일각에선 가격이 2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극단적인 관측도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이하 현지시간) 이란과의 전쟁을 "4~5주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보다 더 오래 지속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번 사태가 길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란 측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공격이 지역 전체를 불필요한 전쟁으로 몰아넣었다며 미국과 협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더해 시장에서는 해상 석유 수출 총량의 약 3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다는 점이 사태 장기화 판단에 주효하게 작용했다.

JP모건의 나타샤 카네바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 책임자는 1일 "우리의 기본 시나리오는 전례 없는 운항 중단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었지만, 그 가정은 틀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쟁은 현대사에서 해협을 통한 해운이 처음으로 거의 전면적으로 중단되는 사태를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이란 공격 위협과 사태 초기까지만 하더라도 월가에선 타격이 제한되고 해상 운송과 수출이 유지되는 경우를 기본 시나리오로 삼았지만, 막상 최악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판단되자 해외 분석가들은 국제유가 예상치를 빠르게 상향 조정했다.

당초 기본 시나리오상 국제유가 전망치를 70달러대로 잡고 최악의 시나리오에 따른 가격 범위 하단을 90달러, 상단을 130달러까지 열어뒀지만, 지금 기본 시나리오는 깨졌고 가격 전망은 최저 100달러까지 높아졌다.

바클레이즈는 중동 사태 직후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미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약 100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주 말에 발표한 80달러 전망에서 상승한 수치다.

당시 바클레이즈는 "월요일 유가 시장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며 "중동의 안보 상황 악화로 인한 잠재적 원유 공급 차질 위협으로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이번 주를 6% 이상 상승해 시작했고, 유럽에서 천연가스 선물은 40% 이상 폭등했다.

MST 마퀴의 솔 카보닉 수석 에너지 분석가는 이란이 해협을 봉쇄하는 데 성공할 경우, 그 여파가 1970년대 아랍 석유 금수 조치나 이란 혁명보다 세 배 더 심각할 수 있으며, 국제유가가 세 자릿수로 치솟고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은 2022년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나아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프란시스코 블랑쉬 원자재 전략가는 이란 정권이 강경 노선을 취하고 이웃 에너지 시설을 공격할 경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고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1㎿h(메가와트시)당 60유로를 돌파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BofA의 블랑쉬는 호르무즈 해협이 장기적으로 중단될 경우엔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40~80달러 급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브렌트유는 배럴당 77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최저 120달러에서 최고 16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본 셈이다.

JP모건의 카네바는 "전쟁이 3주 이상 지속되면 걸프 국가들의 저장 용량이 소진돼 갈 곳 없는 배럴들이 쌓이면서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그런 시나리오하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120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JP모건의 카네바는 이어 주요 위험 요인으로 '두드러진 이란 내 양극화'와 '고조된 민족적 긴장 속 제도적 붕괴', '잠재적인 내전 가능성'을 지목했다.

그런 시나리오에선 "하루 300만 배럴 넘는 이란의 생산량이 위험에 처할 것"으로 추산하며 "주요 원유 생산국에서 정권 교체가 일어날 때 석유 가격은 보통 70% 이상 급등한다"고 설명했다.

UBS도 브렌트유 가격이 현물 기준 12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을 제기했다.

UBS의 앙리 파트리코 등 애널리스트들은 1일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행량 회복 속도와 이란의 보복 조치 규모가 향후 며칠간 국제유가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들은 "통행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할 경우 브렌트유 현물 가격이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일각에선 더 극단적인 전망도 등장했다. 도이체방크의 마이클 쉬 애널리스트는 2일 고객노트에 "이란이 기뢰나 대함 미사일, 기타 무기를 배치해 해협의 완전한 폐쇄를 강제하는 데 성공한다면 브렌트유는 배럴당 200달러를 향해 급등할 것"이라고 적었다.

다만, 우려와 달리 전쟁이 빠르게 종식된다면 국제유가는 사태 이전 수준으로 급하게 되돌아갈 수 있다고도 관측된다.

BofA의 블랑쉬는 "이란 내 새로 임명된 지도부하에서 며칠 내에 적대 행위가 종료된다면, 긴장은 석유 시장에 가벼운 혼란만 줄 수 있다"며 "이렇게 적대 행위가 빨리 끝난다면 석유 가격은 배럴당 60~70달러 범위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 추이

출처 : 연합인포맥스

mjlee@yna.co.kr

이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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