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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포럼 "KT&G, 자사주 소각 주총 상정 부적절…이사회 사안"

26.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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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상 목적 정관 신설 필요성 설명해야"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수인 기자 = KT&G[033780]가 보유 중인 자기주식 약 1천100만 주를 모두 소각하기로 한 가운데, 개정 상법상 이사회 결의 사안인 자사주 소각을 신규 자기주식 취득 및 정관 개정안과 함께 주주총회 안건으로 묶은 것을 두고 이사회의 설명책임 논란이 제기됐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3일 논평을 내고 KT&G 이사회에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야 하는 대상을 명확히 분리하고, 기보유 자기주식을 조건 없이 소각하겠다는 것인지, 어떤 필요성이 있어서 '경영상 목적'을 위한 자기주식 보유 근거를 정관에 신설해야 한다는 것인지 등을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사주 소각은 이사회 결의 사항…왜 주총 안건에 묶었나

KT&G가 공시한 자기주식보유처분계획서에는 보유 중인 자기주식 1천87만 주를 모두 소각하겠다는 내용과 임직원 보상 목적으로 최대 3만 주의 보통주식을 시장에서 취득하겠다는 내용이 함께 기재됐다.

문제는 자사주 소각 자체가 이사회 결의 사항이며, 주주총회 승인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기보유 자사주 소각과 신규 자사주 취득을 연계해 하나의 주총 안건으로 승인받도록 한 것은 "상당히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자사주 소각이 마치 주총 승인을 받아야만 가능한 것처럼 보이거나, 주주들이 안건을 승인하지 않으면 소각이 불가능한 것처럼 오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버넌스포럼은 "KT&G는 기보유 자기주식 소각이 주주총회와 무관한 이사회 결의 사항임을 명확히 하고, 주주총회 승인이 필요한 다른 안건을 명확히 분리하여 승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영상 목적' 자사주 보유 근거 신설…설명은 공백

이번 KT&G 주총에는 정관 제10조를 신설해 자기주식 보유·처분의 근거를 명문화하는 안건도 포함됐다.

안건 내용을 보면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또는 '법률상 허용되는 경우' 자기주식을 보유·처분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다만 "임직원 보상 목적은 이미 '법률상 허용되는 경우'여서 이번 상법 개정안에 따라 정관상 근거 없이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거버넌스포럼은 꼬집었다.

그러면서 "전혀 다른 두 가지를 하나의 조문에 함께 기재해서 마치 이번에 같이 상정되는 자기주식보유처분계획서가 유효하려면 위와 같은 정관 개정안도 같이 통과되어야 하는 것과 같은 외관을 만든 것은 역시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개정 상법상 자기주식 취득 및 처분을 위해 정관에 근거가 있어야 하는 것은 '경영상 목적'에 따른 자기주식 보유에 관한 내용인데, 회사는 이를 상정하면서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등 어떤 경영상 목적으로 정관 개정이 필요한지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도 설명했다.

◇보유·처분 시점 추상적…예측 가능성 확보 취지와 배치돼

거버넌스포럼은 자기주식보유처분계획서의 기재도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자기주식 취득, 보유 및 처분 시점이 모두 인사 평가 결과 등 임직원 보상제도 운영에 따른 지급시점으로 적혀 있어 "전혀 구체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거버넌스포럼은 "임직원 보상 목적의 취득 예정 주식이 최대 3만 주로 많지 않지만, 만약 정관 제10조 개정안이 통과되고 '경영상 목적'에 따른 자기주식 취득, 보유 및 처분이 가능해지면, 역시 이런 추상적인 기재가 허용된다는 선례가 남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올해 취득하는 자기주식이 누구에게 얼마나 부여되는지 알 수 없거나 공개할 수 없더라도, 적어도 언제까지 어떤 기준으로 처분되는지 정확히 기재해야 한다"고 했다. 주주에게 정확한 예측 가능성을 주기 위한 상법 개정 취지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거버넌스포럼은 "주주들은 이번 KT&G의 자기주식 관련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신중하게 분석하고 회사에 적극적인 설명을 요구한 후 의결권을 행사해야 할 것"이라면서 "KT&G 이사회, 특히 방경만 대표이사와 고윤성 이사회의장은 주주에 대한 설명책임을 다하기 위해 위와 같이 오해를 살 수 있는 중복 안건을 정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회사는 발행주식총수의 10%가 넘는 대규모 자기주식을 전현직 임원이 이사장을 맡은 비영리법인이나 사내 복지기금 등에 출연하며 거버넌스가 다소 기형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또한 이사를 선임할 때 이사를 분류하는 정관 조항을 신설해 통과시킨 전례가 있다.

sijung@yna.co.kr

정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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