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슈미트 대표 인터뷰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졸트캐피탈은 한국 회사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고자 한다. 기업이 성장하도록 뼈대를 만들어주는 게 졸트캐피탈의 일이다."
◇유럽 대표하는 성장자본 PE
유럽의 딥테크 투자운용사인 졸트캐피탈(Jolt Capital)의 장 슈미트(Jean Schmitt) 대표는 3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테크산업 투자"가 한국에 진출한 주된 목적이라고 밝혔다.
해외기업에 투자할 자금을 모집하고자 방한하는 대부분의 글로벌 벤처캐피탈(VC)·프라이빗에쿼티(PE)와 딴판이다. 정부가 벤처생태계를 키우려는 가운데 선진국 투자기관이 국내 시장에 진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테크기업의 스케일업이 목적인 성장자본(그로스 에쿼티) 전략을 구사하는 졸트캐피탈. 이 기관은 유럽에서 모험자본을 운용하는 핵심 투자기관 중 하나다. 최근 10억 달러(약 1조4천65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는데, 다극화된 국제정세 속 지역의 기술자립을 달성하려는 유럽투자기금(EIF)이 2억6천만 달러를 출자했다.
슈미트 대표는 "EIF가 투자한 이유는 졸트캐피탈이 유럽 스타트업을 매출 1억 달러 이상의 규모로 키워낼 역량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벤처투자 출자 받아…"스케일업 지원"
졸트캐피탈은 지난해 8월 한국벤처투자가 진행한 글로벌 펀드 출자 사업에서 200억 원에 가까운 출자 확약을 받기도 했다. 테크기업을 키워내는 실력을 국내에서도 인정받은 셈이다.
슈미트 대표는 국내에서도 성장자본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그는 "일부 국가의 자본시장은 벤처캐피탈 쪽으로 자금을 투입하면서도 성장자본 전략은 적게 구사한다"며 "매출 2천만 달러 규모의 기업으로 큰 이후에 성장을 멈추는 업체가 많다"고 지적했다.
스타트업의 성장 정체와 관련해 그는 "자금이 부족한 탓도 있으나 스케일업하는 프로세스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졸트캐피탈의 역할은 이러한 기업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케일업을 돕는 졸트캐피탈의 '밸류 크리에이션(가치창출)' 팀은 딥테크 기업의 임원 출신들로 구성됐다. 장 슈미트 대표도 과거 여러 차례 테크기업을 창업하고 경영한 경험이 있다. 그는 스스로를 "AI 가이(guy)"라고 부른다.
◇한국 대기업, 유럽 M&A 지원도 기회
졸트캐피탈은 유럽에서 키워낸 테크기업을 국내 대기업에 매각하는 전략도 열어두고 있다.
첨단 렌즈 기술을 개발한 덴마크 기업을 대만 회사에 매각한 게 유럽업체를 아시아기업에 성공적으로 소개한 사례 중 하나다. 이후 이 대만 기업은 렌즈 양산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했고, 피인수 덴마크 업체를 1년 만에 두 배로 성장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사례는 수년간 기술력을 갖춘 유럽 업체를 인수해온 국내 재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영국계 사모펀드가 보유한 유럽 최대 공조기기업체 플랙트를 인수했다. 삼성전자는 이 독일 업체 인수를 통해 대형 데이터센터 등에 냉방기기를 공급할 전망이다. 같은 해 LG전자는 노르웨이 온수 설루션 기업 OSO(오소) 지분을 100% 사들였다.
◇딜소싱·운영·매각까지 AI로…한국 담당자 채용
졸트캐피탈은 키울 테크업체를 골라내고, 가치를 창출한 뒤 매각하는 모든 과정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다. 자체 AI인 닌자(Ninja)는 웹상에서 쉬지 않고 새로운 딜정보를 수집하고, 잠재적인 투자처와 관련된 방대한 정보를 정리해낸다.
슈미트 대표는 "지난 10년간 축적해온 문서만 수억건"이라며 "풍부한 데이터 덕분에 결코 환각 현상을 보이지 않는 게 닌자의 강점"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에서 인력을 충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슈미트 대표는 "졸트캐피탈이 한국에서 채용할 인력은 우선 지원팀에서 일한다"며 "1년 내로 능력을 인정받으면 한국에서 투자 담당자로서의 활동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ytseo@yna.co.kr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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