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52p 급락한 5,791…외국인 5조 매도·반도체 고점 우려 투자심리 위축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코스피가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인한 지정학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7% 넘게 급락했다. 외국인의 현·선물 매도 공세가 거세게 이어지면서 지수는 단숨에 6,000선 아래로 400포인트 넘게 밀려났다.
3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보다 452.22포인트(7.24%) 급락한 5,791.91에 마감했다. 지난 2월 19일 이후 최저치이자, 일주일 만에 5,000대로 회귀했다.
이날 코스피는 1.26% 내린 6,165.15에 출발했다. 지난 주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규모 이란 공습으로 인한 지정학 갈등이 격화돼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방산주와 정유주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한 대다수 업종에서 약세가 나타났다.
또한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등 인공지능(AI) 대규모 투자에 대한 신중론까지 제기되면서 국내 증시에 반도체 종목에 악재로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반도체 대형주는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9.88% 급락해 19만5천100원에, SK하이닉스는 11.50% 내린 93만9천원에 각각 마감했다.
반면 지정학 우려가 호재로 작용한 정유주와 방산주, 해운주는 두 자릿수 급등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9.83% 상승했고, S-OIL은 28.45% 뛰었다. 대한해운과 흥아해운은 각각 29.95%와 29.73% 급등했다.
이날 외국인은 장 초반부터 매도 공세를 이어가며 하방 압력을 주도했다. 외인은 코스피 현물을 5조 원 넘게 팔아치웠다. 전장 7조 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또 한 차례 대규모 매도세로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인은 한때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도 9천계약 넘게 순매도했고, 코스피는 약 한 달 만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면서 변동성을 키웠다.
수급상 개인이 외국인 매도 규모 이상으로 사들였지만 하락세를 멈추진 못했다. 장 막판까지 지수는 내림세를 지속하다가 저점으로 장을 마감했다.
아시아 장에서 이란발 중동 불안이 확대한 점이 위험회피 심리를 키웠다. 환율 상승세도 외국인 매도 심리를 부추겼다. 달러-원 환율은 장중 28원 넘게 급등하는 등 3주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여기에 이틀째 유가 상승에 따른 국채선물 약세까지 겹치면서 국내 금융시장은 '트리플 약세'로 부진한 모습이었다.
지난 주말 공습으로 최고지도자가 사망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포함해 무력 보복을 단행하면서 중동 지역 불안감을 키웠다. 외신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민간 선박 5척 이상 피격된 걸로 전해졌다.
또한 쿠웨이트 등 주변국에서 미군 사상자가 늘어나면서 중동 내 군사적 충돌 확산 우려도 제기된다. 전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상군 파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비친 상황이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어젯밤과 비교할 때 중동 이슈가 한층 악화됐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상전 투입 발언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제기돼 유가에 상방 압력은 물론 국내 증시에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외국인에게 국내 증시는 AI와 반도체 사이클의 수혜지로 꼽히는 시장"이라며 "최근 엔비디아 실적 발표 이후 제기된 실적 피크아웃(고점 통과) 우려에 반도체 가격이 꺾이는 모습까지 더해지며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ybnoh@yna.co.kr
노요빈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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