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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급락, 패닉 아닌 외국인 '반도체' 비중 축소 탓"…진정 조건은

26.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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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한국 증시의 기록적인 폭락은 공황적 매도(패닉 셀링)라기보다는 할인율 재평가와 외국인의 포지션 축소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외국인 매도세의 84%가 반도체 업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보고서에서 "전일 하락은 통상적 위험회피에서 나타나는 중소형주 붕괴와 다르게 외국인 비중이 높은 대형주 중심으로 매도가 집중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연구원은 "당일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5조1천억원을 순매도했는데, 이 중 반도체 업종 순매도 규모만 4조3천억원으로 84%에 달했다"며 "한국 시장을 통째로 떠났다기보다 코스피 베타의 핵심인 반도체를 대규모로 줄이면서 방어적 가치주나 사건 민감 바스켓은 일부 담는 리밸런싱을 병행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당일 반도체(-10.20%)와 자동차(-10.52%) 등 수출 주도 업종이 크게 하락한 반면, 중동 이슈의 '해지' 성격이 강한 상사·자본재(+1.43%)와 에너지(+0.23%) 업종은 상승하며 방어적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지수의 하방 경직성에 대해서는 주가수익비율(PER) 밸류에이션 하단 도달 여부에 주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당순이익(EPS) 레벨업 이후 형성된 밴드를 기준으로 1차 경직 구간은 PER 분포의 하위 10% 수준인 5,654, 2차 경직 구간은 하위 5%인 5,347로 추정됐다.

노 연구원은 "최저치인 PER 8.72배(5,051)는 바닥이라기보다 실적 국면 약화 시 열릴 수 있는 최하단"이라며 "코스피가 5천을 깨고 내려갈 경우 시장은 유동성의 재배치가 아닌 펀더멘털 변화까지를 고려한 결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는 밸류에이션보다 환율과 외국인 수급, 에너지 가격의 진정이 지수 방어의 핵심 전제 조건으로 꼽혔다.

그는 ▲달러-원 환율이 1,480원대에서 고착되지 않고 안정될 것 ▲외국인 선물·현물 매도 속도 및 업종 쏠림 둔화 ▲유가 등 에너지 가격 추가 급등 진정 등 세 가지 조건 중 두 가지 이상이 확인될 때부터 밸류에이션 하단이 실제 하방 경직성으로 기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시 변동성을 촉발한 중동 리스크의 종결 방식에 대해서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노 연구원은 "밤사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걸프만 통행 선박 보호 조치를 일부 가능하게 만든 점 등을 고려할 때 보험 커버가 부분적으로 복원되는 '에너지 정상화형 종결'이 첫 번째 시나리오"라며 "이 경우 기대인플레이션과 변동성이 빠르게 진정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고유가가 횡보하며 시장을 지속적으로 흔드는 '저강도 고착' 시나리오와 함께 최악의 경우인 '실물 차질 확대' 시나리오를 경계했다.

그는 "실물 차질이 장기화하여 인플레와 성장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 리스크가 현실화할 경우 EPS 하향 전이 여부에 따라 방어력이 약해질 수 있다"며 "시장이 보는 종결 신호는 휴전 선언보다 보험·운임 정상화와 에너지 공급 복구 속도"라고 강조했다.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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