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국내 시장에 대체거래소가 굳이 필요할지 모르겠다. 벤치마킹한 일본도 존재감이 크지 않다"
넥스트레이드 출범 준비 당시 시장에서 가장 많이 들리던 말이다. 거래소를 하나 더 세우면 결국 유동성만 쪼개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었다.
그러나 1년 만에 이런 회의론은 힘을 잃었다. 넥스트레이드는 국내 주식 거래대금의 30%를 차지하며 시장에 안착했다. 70년 넘게 이어진 거래소 독점 체제에도 변화가 시작됐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넥스트레이드는 지난해 3월 출범 이후 올해 2월까지 약 473억주의 거래량과 2천338조원의 거래대금을 기록했다.
주식투자자는 300억원에 달하는 거래 비용을 아꼈고, 프리·애프터마켓은 전체 시장 거래 규모의 10%를 차지하며 시장에 추가 유동성을 공급했다.
지금이야 넥스트레이드의 성과를 시장 참여자가 느끼고 있지만, 출범 준비 당시만 하더라도 반응은 크지 않았다.
예비인가를 취득하며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간 2023년, 한국 증시는 세계 13위 수준에 불과했다. 대체거래소 제도를 벤치마킹한 일본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이미 5위권의 글로벌 주요 시장 중 하나였다. 한국보다 시총 규모는 3배 이상 컸고, 2024년에는 밸류업 정책의 효과로 상하이 거래소를 제치고 전 세계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선진국 증시에는 대체거래소 제도가 자리를 잡고 있지만, 시장 규모를 비교할 때 국내 시장에 또 하나의 거래소가 필요하겠느냐는 의문도 적지 않았다.
대체거래소의 출범을 준비했던 한 관계자는 "투기 거래만 몰릴 것이라거나, 사실상 '제로섬' 게임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발목을 잡았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회상했다.
넥스트레이드 내부에서도 개장식을 준비할 때까지 긴장감은 적지 않았다. 개장 초기 거래가 기대만큼 형성되지 않을 경우 시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출범 반년 만에 분위기는 완전히 반전됐다. 넥스트레이드는 종목별 거래량 한도는 물론 시장 전체 한도에 근접할 정도로 거래가 빠르게 늘었다. 금융당국이 거래량 관리를 위한 자구 노력을 주문할 정도였다.
이는 앞선 해외 사례와 비교해도 유례없는 수준의 성장세다. 우리보다 20년 먼저 대체거래시스템(PTS)을 준비한 일본은 2000년대부터 두 곳의 대체거래소가 문을 열었다. 이들의 현재 시장 점유율은 각각 5%로, 두 곳의 ATS를 더해도 비중은 10%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넥스트레이드가 짧은 기간 안에 안착한 배경으로 거래 시간 확대와 낮은 수수료 구조를 꼽는다. 정규 거래시간 전후로 운영되는 프리·애프터마켓이 새로운 거래 수요를 끌어들이며 기존 시장에 없던 유동성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넥스트레이드는 이제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우선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플랫폼의 출범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수익증권 장외거래중개업 예비인가 결과를 발표했고, 넥스트레이드가 참여한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주식 거래를 넘어 디지털 자산 거래까지 대비하기 위한 행보다.
주식 거래를 넘어 350조원 규모의 ETF 시장도 공략한다. 우선 오는 3분기까지 ETF 매매 관련 시스템을 마련한다. 정규장이 아닌 거래시간에도 유동성공급자(LP) 제도를 신설해, 출퇴근길에도 안정적인 ETF 거래 환경을 구축한다. 앞서 주식 거래와 마찬가지로 핵심 ETF 종목을 시작으로 점차 거래 대상을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ATS 한도량 규제 또한 남은 숙제다. 지난해 9월, 금융위원회는 대체거래소의 한도를 1년간 일부 완화하는 조치를 결정했다. 남은 기간은 6개월에 불과하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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