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금융당국과 금융권이 '초긴장'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엑스(X·옛 트위터)가 몰고온 파장이다.
경제·금융 관련 이 대통령 발언이 유독 많다 보니 실시간 모니터링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특히, 이 대통령이 부처간 공유되지 않은 날 것의 아이디어와 개별 금융사 동향 등도 가감없이 풀어내다 보니 당국·금융사들 입장에선 챙겨야 할 최우선 과제가 됐다. 최근엔 금융정책 담당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는 물론, 정권과의 코드가 중요한 금융지주들까지도 이 대통령 X 모니터링 행렬에 동참 중이다.
금융위가 최근 내부적으로 '대통령 X 대응체계 고도화' 작업을 진행한 것도 이러한 이유다. '속도감'과 '효능감'을 특히 중요하게 보는 이 대통령의 코드를 맞추기 위해선 일하는 방식 자체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 셈이다.
이에 금융위는 '최초 인지 → 내부 보고·공유 → 실무 협의체 구성 → 외부 대응방안 세팅'을 최단 경로로 완료하는 스터디를 내부적으로 진행했다. 대통령의 X 발언과 관련해 해당 이슈를 담당하는 국장이 장·차관 및 1급 보고를 완료하고, 실무 협의체를 즉각 가동해 최단기간 내 대응전략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억원 위원장부터 실무자들까지 단기간 내 대통령 지시사항에 대한 입체적 대응역량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해당 내용은 지난달 말 금융위 내부에도 공유됐다.
금융위가 일하는 방식을 바꾸기로 한 것은 이 대통령이 SNS에 '무한애정'을 드러내고 있어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한 박자 이상 빠른 이 대통령의 업무 템포를 고려하면 SNS와의 궁합은 매우 좋은 편"이라며 "문제는 정부부처 공무원들이다. 과거엔 게시될 내용에 대한 사전 질의라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게 없어 소위 '멘붕'(멘탈 붕괴)에 빠지는 정부부처가 늘고 있다"고 했다.
이는 대통령 X 게시물 콘텐츠가 사전에 담당 부처들과 공유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이렇다 보니 일선 부처들 사이에선 사전 스터디를 통해 이슈를 콘트롤한다는 느낌이 사라진 지 오래다. 오히려 대통령이 제기한 문제의식을 빠르게 정책으로 구현하는 능력이 핵심성과지표(KPI)로 인정 받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이 대통령은 X를 통해 다주택·임대사업자들의 대출만기 등을 중심으로 '부동산과의 전쟁'을 선포한 상태다. 앞서 국토부와 금융위가 공급대책과 수요억제 대책을 내놨을 당시에도 이 대통령은 해당 이슈에 대한 직접적인 입장 표명은 자제했었다. 하지만 최근에 달라졌다. 문제의식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이렇다 보니 금융위가 존재감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 됐다. 금융위는 당초 '가계대출 총량관리'에 초점을 맞춘 대책을 지난달 말 내놓을 예정이었으나, 대통령 X를 고려해 다주택자 맞춤형 대책을 내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관련 대책은 이르면 이달 말 나온다.
대통령 X 대응에 사활을 걸고 있긴 금융권도 마찬가지다.
이 대통령이 지난 1월 말 KB금융이 전북혁신도시 내 'KB금융타운'을 조성하겠다는 계획과 관련해 "감사합니다"며 고마움을 전하자 업계는 크게 술렁였다. 경쟁사들은 정부 코드를 제 때 맞추지 못한 것을 후회하면서 비슷한 조치들을 쏟아냈다.
또 지난달 중순 이 대통령은 신한금융이 진행 중인 '드냥드림' 사업에 대해 "박수쳐야 된다"고 치켜세웠다. 이는 취약계층에 조건 없이 먹거리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또한 경쟁사들 사이에선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금융권에선 당분간은 대통령 X 모니터링을 지속해야 할 것으로 본다. 이 대통령 특유의 자신감과 속도감이 SNS 활용에 잘 드러나고 있는 데다, 긍정적인 반응이 많아 주된 소통 창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메시지가 올라오다 보니 대응이 쉽진 않다"며 "기존엔 회장 비서실 정도에서 관련 내용을 공유하는 식이었는데 이를 현업 담당자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 중이다"고 전했다. (금융부 정원 기자)
jwon@yna.co.kr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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