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월가 사모대출(private credit) 시장 분위기가 심상찮다. 블루아울 캐피털을 비롯한 이른바 거물급 기관들의 대출 부실 문제가 연이어 터지며 '뱅크런' 공포가 촉발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3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의 비상장 신용 펀드인 BCRED는 올해 1분기 전체 자산의 7.9%에 달하는 환매 신청을 받았다. 블랙스톤은 이 펀드에서 투자자들이 총 37억 달러를 인출할 수 있도록 허용했는데, 20억 달러의 신규 투자가 유입되어 결과적으로 17억 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하게 됐다.
전체 펀드 자산 480억 달러 가운데 17억 달러가 유출되며 순유출율은 3.5%가 됐다.
이런 1분기 순유출율은 기존 예상치를 웃돈 수준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UBS는 보고서를 통해 "블랙스톤이 만약 연간 14.5%의 유출율을 유지한다면 블랙스톤의 수수료 관련 수익이 올해 1%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모든 환매 요청이 충족되고 투자자들에게 유동성 제한이 가해지지 않았음에도 언론과 투자자들로부터 부정적인 반응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블랙스톤 주가는 이날 4% 가까이 빠지며 시장의 반응을 보여줬다.
JP모건도 보고서를 통해 "블랙스톤의 해당 펀드에서 자산의 7.9%의 환매 요청이 들어온 것은 지난해 4분기 4.5%와 지난해 3분기 1.8%에 비해 상당히 늘어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서 "환매 요청 증가는 블랙스톤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아폴로, 아레스, 특히 블루아울 같은 주요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유사 상품들도 4분기에 환매 요청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JP모건은 "BCRED는 최대 규모의 비상장 비즈니스 개발 회사이자 대표적인 자산운용 상품"이라며 "최근 상황은 직접 대출에 대한 투자자 심리가 악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라고 강조했다.
사모대출 문제의 핵심은 블루아울을 비롯한 거대 사모대출 기관들이 현재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위협받는 위험 기업 및 산업에 묶인 비상장 대출의 가치를 지나치게 고평가했는지 여부다. 만약 그렇다면 대출 기관은 조만간 취약 기업들에 대한 대출 가치를 삭감하거나, 더 나아가 압박 속에서 대출 채권을 헐값에 매각해야 한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이제 사모펀드 거물과 투자은행, 헤지펀드 등 월가의 거의 모든 이들이 다음번에는 누가 어떤 가격으로 시장에 내몰릴지 추측하는 암울한 게임에 돌입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미국과 이란 전쟁이 터지며 이런 계산은 더욱더 복잡하게 됐다. 시장 변동성은 대개 가장 취약한 부문부터 터지기 마련인데, 대형 사모대출 기관들은 성장을 위해 중동 정부에도 자금을 의존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NYT에 따르면 헤지펀드인 루브릭 캐피털은 투자자 비공개 서신에서 사모대출 부실이 부분적으로 자산과 부채의 불일치에서 촉발되어 연쇄적으로 일어날 것(뱅크런)이라고 예상했다.
서신은 인터벌 펀드의 최대 운영사이자 개인 투자자에게 사모 대출을 공격적으로 판매해 온 클리프워터를 지목하기도 했다. 클리프워터의 최대 펀드는 운용 자산 규모가 330억 달러에 달한다.
서신은 "클리프워터는 탄광 속 카나리아가 될 수 있다"며 "이 기관은 우리가 예견하는 뱅크런의 첫 번째 도미노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와 관련해 클리프워터의 스티븐 네스빗은 별도의 성명을 내고 "자산과 부채의 불일치는 없으며, 해당 펀드는 S&P로부터 A등급을 받았으며, 1년 이상의 잠재적 환매 요청을 처리할 충분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별도의 고객 서신을 통해 루브릭 캐피털의 서신 내용이 "과장되고 억지스럽다"고 주장했다.
ywkwon@yna.co.kr
권용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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