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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재무 이란 변수] 갚을 빚 산더미인데…한전, 3년 전 공포 데자뷔

26.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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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한 한국전력[015760]공사에도 고유가 공포가 엄습 중이다.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유가 급등은 한전 영업 구조상 치명적으로, 투자자에게 러·우 전쟁 당시의 '공포'를 상기시키고 있다. 한전은 당시 누적된 수십조원의 적자를 해소하지 못한 데다, 대규모 투자까지 앞두고 있다.

한국전력 올해 주가 추이(3월 4일은 오전 장중 기준)

[출처: 연합인포맥스 인포그래픽]

4일 연합인포맥스 종목 시세(화면번호 3111)에 따르면 한전의 전날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12.99% 급락한 5만9천원을 기록했다.

이전 거래일 7%대 하락에 이어 또다시 급락이 나왔다.

이런 투자자 이탈은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타격 이후 중동 분쟁이 고조되면서 고유가 공포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올해 중 원전 기대 등에 올랐던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 중이다.

한전은 지정학적 위협으로 유가가 단기간 급등하면 재무 부담이 급격히 커지는 영업 구조를 갖고 있다. 한전이 매입하는 원가가 대외 요인 때문에 천정부지로 치솟아도, 시장에 파는 가격은 이를 따라갈 수 없기 때문이다.

러·우 전쟁 당시 에너지 가격 급등기가 이런 '한전에 불리한 구조'를 잘 보여줬다.

2022년 한전의 구입단가는 kWh당 162.1원이었는데 판매단가는 120원 전후에 불과했다.

이런 역마진 구조가 2021~2024년 이어졌고, 그 결과 누적 영업 적자가 별도 기준 47조8천억원, 부채는 119조원으로 불어났다.

이때의 재무 상태 악화가 2022~2023년 채권시장에서 '한전채 쇼크'를 야기하기도 했다.

2022년 32조원을 넘기는 수준의 영업 적자에 시달리던 한전은 자금 충당을 위해 대규모 채권을 찍어냈고, 연간 34조원을 넘길 정도의 전례 없는 순 발행을 기록했다. 이는 연말 '레고랜드 사태'와 겹치면서 채권시장을 위기로 몰아넣었다.

이렇듯 러·우 전쟁으로 누적된 적자는 한전이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도 웃지 못했던 이유가 됐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0% 이상 급증한 13조5천248억원이었지만, 한전은 과거의 원가 상승분을 점진적으로 회수 중인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더구나 이번 중동 사태가 벌어지기 전부터 유가 가정이 상향되면서 한전은 올해 이익 전망치를 8%가량 하향 조정했다.

문제는 한전이 대규모 투자까지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인공지능(AI)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한 데다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도 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한전과 산하 발전기업이 집행 예정인 국내 투자비는 23조1천270억원이다.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4~2038년)에 따른 송배전 투자비는 약 113조원에 달한다.

유가 상승이 야기할 인플레이션, 이로 인한 금리 상승까지 겹치게 되면 한전의 재무 구조와 투자 계획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고환율 역시 수입 가격 상승과 외화 표시 부채 환산액 증가로 부담 요인이다.

투자자들이 그간 긍정적 요소로 인식해 온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은 취약 업종의 업황 부진을 고려해보면 쉽사리 현실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말 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전기 요금 정책 방향은 직접적 요금 인상보다 비효율적 구조로 인해 발생했던 불필요한 비용 제거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서 요금 인상 등에 대해 과도한 낙관을 경계해야 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한전 측은 "중동 정세 관련 분야별 대응계획을 점검하기 위한 긴급 회의를 전날 개최했고, 재무 영향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9시 56분 한전은 전 거래일 대비 4.13% 하락한 4만8천800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ebyun@yna.co.kr

윤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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