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중동 충돌로 천연가스 급등…우크라戰 에너지 위기 재현되나

26.03.04.
읽는시간 0

(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미국과 이란 충돌이 격화하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자, 2022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당시와 같은 에너지 위기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동에서 진행 중인 전쟁으로 촉발된 천연가스 가격의 장기 급등은 유럽의 성장에 타격을 주고, 아시아 경제에도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국제상품거래소(ICE)에 따르면 유럽 천연가스 시장의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TTF 선물은 35% 상승한 메가와트시(MWh)당 69.64유로에 거래돼, 60유로 선을 넘어섰다.

동북아지역 천연가스 벤치마크인 일본-한국-마커(JKM) 액화천연가스(LNG)가격은 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 LNG 공급업체로 여겨지는 카타르 국영회사 카타르에너지(QE)는 카타르 라스라판의 플랜트에 이란의 드론 공격이 가해진 직후 LNG 생산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중단으로 단기 글로벌 LNG 공급이 약 19%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을 모든 선박에 대해 폐쇄했다고 밝혔으며, 이로 인해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동맥경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 대부분은 천연가스 가격 충격에 더 크게 노출돼 있다.

슈티펠의 석유 및 가스 분석가 크리스 휘튼은 "유럽 전체 가스 공급의 약 25%가 LNG고 전 세계 LNG 생산의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 뒤편에 위치해 있어, 장기적인 차질이 발생할 경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와 유사한 공급 압박을 촉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휘튼 분석가는 "우리는 유가보다 유럽의 가스 가격을 훨씬 더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흐름이 한 달간 중단될 경우 천연가스 가격이 2022년 에너지 위기를 촉발했던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럽의 가스 가격은 러시아가 유럽연합(EU) 제재에 대응해 천연가스 수출을 무기화하고 공급을 축소하면서 2022년 정점을 찍었다.

이는 역내 에너지 요금을 끌어올리고 생활비 위기를 촉발했다.

골드만삭스는 4개 분기 동안 에너지 가격이 10% 지속적으로 상승하면, 영국과 유로존 모두에서 국내총생산(GDP)이 0.2% 포인트(P)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원자력과 재생에너지에 더 의존하는 스위스는 변동이 없고, 석유 수출국인 노르웨이는 0.1%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아시아 역시 LNG 공급 차질에 취약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인베스코에 따르면, 인도의 LNG 수입 중 거의 58%가 중동산이며, 이는 1차 에너지 소비의 약 2%를 차지한다.

싱가포르는 LNG 수입의 약 27%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는 1차 에너지 사용의 2.2%에 해당한다.

인베스코는 기타 아시아·태평양 국가들도 LNG의 37% 이상을 중동에서 조달하고 있으며 이는 1차 에너지 소비의 거의 3%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LNG 수입 중 26.6%도 중동산이다.

BBH의 글로벌 시장전략 책임자인 엘리아스 하다드는 일본과 인도, 말레이시아처럼 수입 가스 의존도가 높고 재정 여력이 제한적인 국가들이 에너지 차질 충격에 가장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하다드 책임자는 "에너지 생산과 운송에 추가적인 차질을 초래하는 장기화된 분쟁은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높이고 재정 압박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kphong@yna.co.kr

홍경표

홍경표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