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코스피가 8% 넘게 폭락하며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국내 증시가 패닉에 빠진 가운데, 시장의 '저가 매수' 시도조차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감에 완전히 압도당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4일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저가 매수보다 앞선 대외 불안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날 국내 증시의 폭락 장세를 진단했다.
그는 "간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한 미 해군의 군사적 보호조치를 언급하며 미국 시장이 장 막판 낙폭을 만회했고, 이에 국내 시장에서도 반등을 기대하는 저가 매수세가 일부 유입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장 초반 금융투자가 순매수로 전환하며 하락 폭이 2%대까지 축소되기도 했으나, 확전 양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며 지수는 끝내 지지선을 잃고 5,300선까지 주저앉았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의 대규모 이탈이 뼈아팠다. 외국인은 지난 2거래일간 코스피에서만 12조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이날도 장중 1조 1천억원 넘게 물량을 집어 던지며 9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노 연구원은 "코스피가 지난 2월 한 달간 19.5%나 상승했던 만큼, 지수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과 차익실현 심리가 맞물리며 여타 아시아 증시 대비 하락 폭이 더욱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지정학적 리스크의 반사 수혜주로 꼽히던 방산과 해운 업종마저 투심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7.1%)와 HMM(-13.7%) 등 주요 종목들도 그간의 상승분을 반납하며 급락세를 보였다.
코스닥 지수 역시 외국인의 순매수 방어에도 불구하고 장중 8%대 폭락하며 1,040선으로 밀려났다. 전일 코스피 대비 강세를 이끌었던 에임드바이오(-12.6%) 등 바이오 업종이 크게 미끄러진 영향이 컸다.
한편, 외환시장 역시 전쟁 장기화 우려에 크게 출렁였다. 달러-원 환율은 간밤 달러 강세 여파로 1,500원을 돌파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다소 진정되며 1,480원대 전후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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