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코스피가 서킷브레이커 발동과 함께 기록적인 폭락세를 연출한 가운데, 이번 급락이 극단적인 레버리지로 형성된 '파라볼릭 버블(Parabolic Bubble)'의 연쇄적인 강제 청산 과정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4일(현지시간) 해외 금융 전문 매체 제로헤지(Zerohedge)는 전일 '코스피의 포물선 버블이 강제 청산에 직면했다(KOSPI's Parabolic Bubble Meets Forced Liquidation)'는 제목의 분석 글을 게재했다.
제로헤지는 최근 코스피의 폭발적인 상승세를 전형적인 '파라볼릭 버블'로 규정했다.
파라볼릭 버블이란 자산 가격이 펀더멘털(기초체력)과 무관하게 맹목적인 투자 심리와 레버리지(차입) 자금에 의해 기하급수적으로 치솟으며, 주가 차트가 가파른 포물선(Parabola) 형태를 띠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기형적인 상승은 서서히 식으며 안정을 찾는 법이 없으며, 어느 순간 투기 자금이 빠져나가며 산의 정상에서 수직으로 추락하듯 순식간에 붕괴(Unwind)하는 결말을 맞는 것이 특징이다.
제로헤지는 "몇 달간 강한 상승을 이어오며 포물선 버블을 형성했던 코스피가 중동 지정학적 변수와 맞물리며 붕괴의 경고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한국 원유 수입의 약 7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만큼, 중동 리스크가 빚으로 쌓아 올린 투자 심리를 단번에 붕괴시키는 뇌관이 됐다는 분석이다.
기술적 지표의 극단적인 과열 상태도 지적됐다. 지난주 말 코스피의 월간 상대강도지수(RSI)는 전형적인 '광기(Mania)' 단계인 90 수준까지 치솟았다. 역사적으로 이처럼 극단적인 모멘텀은 단 하루의 하락으로 해소되지 않고 장기적인 추가 조정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제로헤지는 경고했다.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빚내서 투자한 레버리지 자금의 연쇄 강제 청산(반대매매)이다. 제로헤지는 최근 한국 주식시장의 상승이 '레버리지 위에 레버리지가 얹힌' 반사적(reflexive) 구조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예컨데 1원의 자본으로 10원어치 주식을 빚내서 매수한 뒤 가격이 오르면, 늘어난 담보 가치를 바탕으로 다시 60원 규모의 빚을 내는 아슬아슬한 순환 구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모래성 구조에서는 주가가 단 10%만 하락해도 모든 포지션이 반대매매로 강제 청산될 수밖에 없다.
제로헤지는 "시장 참여자들은 폭락 직전까지 코스피 포지션을 최대로 늘렸던 것으로 보인다"며 "코스피 변동성 지수(VKOSPI)가 63 수준까지 치솟은 것은 지수가 대규모 강제 청산이 일어날 가능성을 시장이 가격에 이미 반영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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