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중동 사태를 시작으로 국내 증시가 연일 기록적인 폭락세를 보인다.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에서 1,100포인트 이상 빠졌다. '5천피'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장의 눈은 금융당국의 시장 안정 대책에 쏠렸다. 당국은 필요시 관련 조치를 적기에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알린 바 있다.
4일 연합인포맥스 신주식종합(화면번호 3536)에 따르면 오후 1시 4분을 기준으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70.74포인트(8.13%) 급락한 5,321.17에서 거래되고 있다.
'검은 화요일'에 이어 지수는 끝을 모르는 낙폭을 보이며 '검은 수요일' 이날도 저점을 낮춰가고 있다. 전일에 이어 개장 후 또 한 번의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했고, 오전 11시 16분과 19분, 각각 코스닥시장과 유가증권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1년 7개월 만에 7번째 서킷 브레이커가 시장을 멈췄다.
양 시장의 매매가 잠시 중단됐으나 투매 심리를 진정시키기에는 부족했다. 오후 12시35분께 5,059까지 저점을 낮추기도 했다.
기록적인 폭락세다. 2020년 이후 코스피를 기준으로 당일 5% 이상의 낙폭을 보인 건 이날을 포함해 7번이다. 8%대의 낙폭을 보였던 건 2024년 8월 5일과 2020년 3월 19일 두 번뿐이다
이 시기마다 금융당국은 즉각 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성 공급 등 필요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게 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졌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3일 재정경제부, 한국은행, 금감원, 한국거래소 등 관계기관과 함께 금융시장 상황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이 위원장은 시장 참여자들에 과도한 불안감을 갖지 말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여기에 더해 관계 기관과 긴밀한 공조를 통해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마련되어 있는 시장안정조치를 적극 시행할 것을 주문했다.
여기서 언급된 100조원 규모의 시장 안정 프로그램에는 4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과 관련한 자금이 포함되어 있다. 증안펀드는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금융당국이 증시 방어를 위해 꺼낼 수 있는 카드는 증안펀드뿐이다. 증안펀드는 2020년 3월 코로나19 시기 10조7천억원 규모로 조성돼 유지되고 있는 펀드다.
국책은행 및 금융회사 23곳이 10조원을 출자하고,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이 7천억원을 출자 약속했다. 캐피털 콜 방식으로, 목표 금액을 사전에 약정한 후 필요시 일부 투자 금액을 분할 투입하는 형식이다. 펀드가 가동된다면 코스피200 등 대표 지수 상품을 매입해 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
다만 2008년 이후 지금까지는 증안펀드가 실제로 '구원투수'로 활약한 사례는 없었다.
증안펀드의 모태는 1990년 등장한 증권시장안정기금이다. 조합 형태로 당시 660여곳의 금융사와 상장사가 4조원을 출자했다. 당시 시총과 비교해서 5%에 달하는 규모였다. 증안기금은 2년간 적극적으로 주식을 매수했으나, 후유증도 컸다. 무리하게 자금을 투입한 투신사는 부실 회사로 전락하기도 했다.
증안펀드는 2008년을 마지막으로 실제 카드로 사용되지는 않았다. 현재 증안펀드의 모습을 갖추게 된 2020년에는 증시가 급반등하면서 실제 투입까지 이뤄지지 않았고, 2022년의 급락 당시에도 가동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언급 수준에서 그쳤다.
증안펀드 가동과 관련한 가장 최근의 공식적인 언급은 2024년 12월이다. 김병환 전 금융위원장은 당시 계엄 사태 이후 열린 금융시장 점검회의에서 증안펀드를 거론하며 필요시 시장 안정 조치를 가동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에도 증시가 급락할 때마다 시장에서는 증안펀드 투입 필요성이 반복적으로 제기됐지만, 금융당국은 실제 가동 여부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데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 왔다.
gepark@yna.co.kr
박경은
gepark@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