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아시아 증시가 중동발 '에너지 인플레이션' 공포에 직면하며 기록적인 투매를 겪고 있다. 글로벌 자금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대만을 중심으로 자금을 급격히 회수하며 리스크 관리에 돌입했다.
4일 외신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번 주에만 한국 주식 약 31억 달러(약 4조 원)를 팔아치웠다.
지난달 역대 최대인 137억 달러를 순매도한 데 이어 탈출 속도가 더욱 가팔라지는 모양새다.
대만 증시에서도 이번 주 36억 달러의 매물이 쏟아지며 지난해 12월 이후 최대 주간 유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가 하락세는 그간 상승장을 주도했던 대형 반도체주에 집중됐다.
메모리 반도체 거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번 주에만 각각 20% 가까이 폭락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틀간 거래기준으로 약 50년 만에 최악의 하락 폭을 기록하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 역시 이번 주 5% 이상 하락하며 고전하고 있다.
중동 리스크로 인한 국제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이것이 금리인하 지연으로 이어지면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받던 AI 관련주들이 가장 먼저 '가격 조정'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AI 관련 주식들을 청산하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시드니 윌슨 자산운용의 매튜 하우프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란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AI를 포함해 과밀화되었던 '롱(매수)' 포지션이 공격적으로 정리되고 있다"며 "막대한 자본 지출이 실제 이익으로 연결될지에 대한 의구심이 지정학적 위기와 맞물려 폭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케리 크레이그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현재 적절한 분산 투자와 헤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jang73@yna.co.kr
이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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