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한투證, '시장 조성' 지정가 차등 인하 무시
개인 투자자 거래소 수수료 인하분 806억 '꿀꺽'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한국거래소가 주식 매매 유관기관 수수료를 한시적으로 인하했지만, 일부 대형 증권사가 이를 고객 수수료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으면서 투자자에게 수수료 절감 혜택이 돌아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복수 거래소 경쟁 체제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인하 효과가 일반 투자자들의 투자 비용 절감으로 돌아가려면 증권사의 수수료 산정 체계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12월 15일부터 두 달간 거래수수료를 기존 단일 요율(0.0022763%)에서 주문 방식에 따라 차등 인하했다.
당시 지정가 주문은 0.00134%, 시장가 주문은 0.00182%로 각각 종전에 비해 40%와 20%씩 내렸다.
하지만 일부 대형 증권사는 이러한 거래수수료 차등 인하분을 고객에게 그대로 적용하지 않았다. 현재 증권사는 거래수수료를 포함해 위탁수수료 등 전체 매매 수수료를 각자 체계에 따라 통합해 징수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은 고객의 주문 형태와 무관하게 수수료 인하 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시장가(0.00182%) 수수료를 전체에 일괄 적용했다.
키움증권 역시 주문 방식에 대한 구분 없이 0.0005%P(포인트) 수수료를 일괄로 인하했다. 이는 시장가 인하분(0.0004563%)에 비해 인하 폭이 소폭 크지만, 지정가 인하분(0.0009363%)에 크게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문제는 지정가로 주문을 낸 고객은 거래소 더 큰 폭의 수수료 인하를 결정했음에도 증권사가 이를 뭉뚱그려 적용하면서 혜택을 온전히 얻지 못한 채, 증권사만이 그 차익을 가져가게 됐다는 점이다.
거래소가 수수료를 인하에 나서는 동안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총 거래대금은 1천593조946억 원이었다. 이 중에서 개인 투자자의 거래대금은 903조 원에 달한다.
업계 추산에 따른 한국투자증권의 리테일 점유율(약 10%)을 고려할 때 지정가 주문을 한 투자자의 수수료 혜택 축소분은 약 216억 원이다. 시장가와 지정가 주문 비율을 5대 5로 가정한 값이다.
마찬가지로 키움증권은 리테일 점유율(약 30%)을 감안할 때, 지정가 투자자가 놓친 수수료 혜택은 59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투자자의 수수료 혜택을 우선시한 증권사도 있었다. KB증권은 단일 요율을 적용하면서도, 수수료 인하 폭이 큰 지정가 요율을 일괄 적용해 투자자의 혜택을 보장하는 방식을 택했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은 거래소의 방침대로 수수료 인하분을 차등 적용했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별도의 수수료 면제 프로모션을 진행해, 일괄 0.00004%P를 인하하는 데에 그쳤지만, 일부 영업점 주문 고객 등에만 투자자 혜택이 제한됐다.
업계에서는 거래소 경쟁 체제가 본격화하는 국면에서, 증권사마다 수수료 부과 체계를 더욱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거래소의 거래수수료 인하 폭이 (주문에 따라) 동일하지 않은데도 단순하게 똑같이 매기는 게 어떻게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현행 규정상에 가능한 부분이라면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잘못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해외투자 점검 과정에서 지난해 증권사들이 수수료 수익 증대를 위해 고객에게 과도한 단타 매매를 유도하거나 고액 거래 고객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등 불건전 영업 행태를 지적한 바 있다.
[촬영 안 철 수] 2025.10
ybnoh@yna.co.kr
노요빈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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