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금리+다른 CB에 없는 10% 프리미엄…주식보다 비싼 CB 전락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내 금융시장을 덮치며 방산주까지 가격 급등락의 폭탄을 맞았다. 야속한 타이밍에 한국항공우주(KAI)[047810]의 전환사채(CB)가 나와 투자자들은 당분간 '상투'라는 고민을 안고 가야 할 처지가 됐다. 성장 자신감이 부른 전환가액 '할증' 결정이 부적절한 사례가 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5일 연합인포맥스 채권 발행 현황(화면번호 4210)에 따르면 전일 KAI는 5천억원 규모로 CB를 발행했다. 5년 만기에 표면금리가 '0'이다. 전환가액은 1주당 18만5천165원으로 책정됐다. 3년 뒤인 2029년 3월부터 원금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는 조기상환청구권이 부여됐다. 올해 발행된 CB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이 CB의 전환가액 결정에는 특이한 부분이 있다. 일반적으로 CB의 전환가액은 최근 평균 주가 수준으로 매겨진다. 지난해 6천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한 SK이노베이션[096770]이 대표적인 사례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인포그래픽]
KAI는 여기에서 10%의 할증을 붙였다. CB로 조달한 자금을 통해 KF-21 전투기 및 LAH(소형무장헬기) 양산을 본격화할 테니, 미래를 믿고 과감하게 들어오라는 신호로 여겨졌다.
발행일을 앞두고 KAI의 주가가 20만원에 육박했으니 KAI의 의도는 적중하는 수순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란 쇼크로 국내 증시가 '검은 수요일'을 맞으면서 전일 KAI의 주가는 15만원대 후반으로 내려앉았다. 이날 오전에는 18만1천원 부근을 맴돌아 아직 전환가액보다 낮다. CB 발행 첫날부터 상투라는 평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전일 KAI의 CB는 190억원어치가 개인들에게 팔려나갔다. 사자마자 15%가량의 손해를 보게 됐다. 이번 CB는 배당을 고려하면 주식 대비 투자 매력도가 낮다. 내년 3월까지는 전환을 행사하지도 못한다. KAI의 주가가 하락하면 3년 후 원금을 찾을 순 있지만, 이 때문에 CB를 산 투자자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실상 국가 기업으로 보는 KAI의 지배구조 특수성이 CB 할증으로 연결된 것 같다"며 "이란 이슈로 시장 방향성이 모호해진 상황에서 증자나 다름없는 대규모 CB가 주가 상단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가가 급격히 오르는 시기에 할증 CB라는 옵션이 기업 자금조달 트렌드에 영향을 주는지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래도 국내 대표 방산·우주 기업답게 미래 기업가치에 대한 기대는 크다. KAI는 작년에 6년 내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점진적인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
최종경 흥국증권 애널리스트는 KAI의 목표 주가는 21만원으로 상향하면서 "매출 성장, 폴란드 및 말레이시아 사업 진행률 본격 증가로 완제기 수출 중심의 성장 기반 확보까지 '대규모 양산 기반의 방산 수출기업'의 경쟁력이 더욱 부각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출처: 한국항공우주]
jhlee2@yna.co.kr
이재헌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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