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과 동시에 쏟아진 무더기 'VI' 발동…둑 터지듯 매수 행렬
(서울=연합인포맥스) ○…"지수가 계단식으로 움직이길래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가 고장 난 줄 알았습니다."
전날 '검은 수요일'을 겪으며 12%대 대폭락을 기록했던 코스피가 5일 하루 만에 11% 넘게 폭등하며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그런데 이날 개장 직후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의 혼란이 빚어졌다. 지수가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오르는 것이 아니라, 9시 1분, 2분, 3분을 지나며 마치 계단을 오르듯 '껑충껑충' 점프하는 기현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9시 정각,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대 상승한 5,249선에서 출발했다. 그런데 개장 직후 약 2분 동안 지수는 5,250선 부근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9시 2분 후반부터는 달랐다. 9시 2분 40초 5,292(+3.91%)였던 지수는 불과 10초 뒤인 9시 2분 50초에 5,509(+8.16%)로 수직 상승했다. 단 10초 만에 지수가 210포인트 넘게 '순간이동'을 한 것이다.
이어 9시 3분 10초에는 5,647(+10.88%)로 다시 한번 140포인트가량 폭등했다. 9시 1분(3%대)→9시 2분(8%대)→9시 3분(10%대)으로 분 단위마다 지수가 앞자리를 휙휙 바꾸며 계단식으로 튀어 오른 셈이다.
지수가 이토록 비정상적인 계단식 차트를 그린 이유는 개장과 동시에 쏟아진 무더기 'VI(변동성 완화장치)' 발동 때문이다.
전날 극단적인 패닉 셀링에 억눌렸던 시장에 밤사이 "지금이 바닥"이라는 반발 매수세와 숏 커버링 물량이 동시호가부터 몰려들었다.
개장 벨이 울리자마자 9시 0분 1초부터 단 1분 만에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을 합쳐 무려 150여 개 종목에 무더기 변동성 완화장치(VI)가 걸려버렸다.
전일 종가 대비 10% 이상 급등할 때 걸리는 '정적 VI'는 물론, 직전 체결가 대비 단기간에 호가가 급변할 때 발동되는 '동적 VI'마저 대형주와 중소형주를 가리지 않고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며 호가창은 그야말로 마비 상태였다.
VI는 주가가 급변할 때 2분간 거래를 정지시키고 단일가 매매로 전환해 시장을 진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종목 거래가 개장 직후 2분간 꽉 막혀 있다가, 9시 2분에서 3분 사이에 VI가 순차적으로 풀리며 밀려 있던 매수 체결이 한꺼번에 이뤄진 것이다.
이로 인해 묶여 있던 지수가 둑이 터지듯 한 번에 풀리면서 계단식 폭등이라는 전무후무한 차트를 만들어냈다.
국민주 삼성전자 역시 9시 0분 5초에 19만3천 원으로 정적 VI가 발동됐고, 2분이 지난 9시 2분 30초께 거래가 재개되자마자 단숨에 19만6천 원대(+14%대)로 수직 상승하며 지수를 견인했다.
9시 0분 22초에 정적 VI가 걸렸던 SK하이닉스도 9시 2분 50초에 거래가 재개되며 97만4천 원(+14.7%)으로 폭등했다.
전날의 공포가 하루 만에 맹렬한 환희로 뒤바뀐 시장. 아침 3분간의 기록적인 '계단식 폭등'은 어제 우리 증시 낙폭이 얼마나 과도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해프닝으로 남게 됐다. (증권부 이규선 기자)
[연합인포맥스]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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