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이란 사태가 전면전·장기전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이란이 중동 주변국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을 통해 무차별 공격에 나선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에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상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코스피가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여파로 역대 최대 폭으로 폭락해 5,100선마저 내준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2026.3.4 kjhpress@yna.co.kr
특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 모두 파랗게 질렸다. 세계 경제를 지탱하는 중요한 에너지원인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는 데다 국제유가도 심상치 않은 탓이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시화될 경우 각종 프리미엄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란 사태로 국내 금융시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다. 지난 2월 말 6,244 수준이던 코스피 지수는 이틀 만에 5,094로 곤두박질했다. 이란 사태 직후 3일 7%를 보였던 코스피 지수의 낙폭이 전일에는 무려 12%를 기록했다. 이틀 만에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이 1천조원 가까이 증발한 셈이다.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순식간에 1,500원에 근접했고, 고유가가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로 국채금리도 고공행진이다. 서울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월 말 연 3.041%에서 전일 3.223%로 상승했고, 10년물 금리는 3.446%에서 3.632%로 치솟았다. 물론 코스피 지수 낙폭이 다른 주요국 주가 낙폭에 비해 유독 커졌던 것은 최근 전개된 단기적인 주가 급등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원유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수입원도 중동지역에 집중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는 한국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특히 1배럴당 70달러 전후에서 등락하던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이란 사태 직후 80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고유가 현상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라는 의미를 넘어 고물가를 자극하고 결과적으로 고환율과 고금리 현상을 가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른바 소위 '3고(高)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는 셈이다.
고유가 장기화로 소비가 둔화하는 가운데 물가는 오히려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실제로 시티은행은 브렌트유 가격이 82달러대를 유지할 경우 올해와 내년도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이 각각 0.45%포인트(p), 0.24%P씩 떨어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와 내년에 각각 0.60%P와 0.12%P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코스피 지수와 원화의 약세 폭이 아시아지역의 주변국과 비교해 지나치게 크다는 점에서 국내 금융시장의 반응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란 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 등으로 촉발될 부작용에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정부는 민관을 합쳐 208일분의 원유 비축량을 확보한 상황이라 단기적으로 원유 수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나, 향후 에너지 수급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철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중동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선에 대한 다변화도 병행해야 한다.
이란 사태로 패닉에 빠진 국내 주식, 외환, 채권 등 금융시장 불안심리를 안정시켜야 하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특히 달러-원 환율이 계속 상승할 경우 고유가와 맞물려 금융시장의 불안이 실물경제에도 이전될 수 있는 만큼 가용수단을 총동원해 안정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위기는 언제든 찾아오기 마련이다. 문제는 얼마나 잘 버티고 위기에 대비하느냐다. 미국과의 관세 및 통상문제 등을 거치면서 각종 불확실성이 '뉴노멀'이 된 가운데 이제는 전쟁마저 '상수(常數)'로 간주해야 하는 시기가 됐다. 이란 사태가 완전히 마무리될 때까지는 전시 소식이나 단기적인 가격 급등락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각종 불확실성에 대한 비상 플랜을 가동하고 전쟁을 상존하는 환경으로 여기고 대응하는 자세가 불가피해 보인다. (편집국장)
eco@yna.co.kr
황병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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