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중노위 결렬 이후 단체행동 돌입…조합원 동의 시 5월 파업
초과성과 산정 투명성 두고 이견…경쟁사 대비 낮은 보상 '박탈감'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삼성전자[005930] 노동조합이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 이후 쟁의권 확보 절차에 돌입하면서 반도체 생산 차질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노조는 3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4월 총집회, 5~6월 총파업 결의대회로 이어지는 일정표를 제시하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노조, 9일~18일 쟁의행위 찬반투표·5월 파업까지
6일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 3일 열린 임금교섭 2차 조정회의에서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노조 공동교섭단은 결정 직후 '공동투쟁본부' 체제로 전환했고, 전날 오후 6시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향후 쟁의 계획과 투쟁 방향을 조합원들에게 설명했다.
노조는 조정 결렬의 핵심 원인으로 성과급 제도 개선에 대한 사측의 의지 부족을 지목했다. 사측이 초과 성과에 대한 특별 포상 구조를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노조는 성과급 산정 기준 투명화와 상한 폐지가 전제되지 않는 한 합의가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사측은 상한 폐지 시 사업부 간 상대적 박탈감이 커질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투쟁본부는 오는 9일 오전 11시부터 18일 오후 2시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3개 노조 전체 재적 조합원 과반(약 4만5천명)이 찬성하면 합법적인 쟁의권이 확보된다. 쟁의권 확보 즉시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투쟁 지침 1호'를 선포하고 단계적 집단행동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4월 23일 평택사업장에서 전 조합원 총집회를 열고,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 결의대회를 목표로 압박 수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갈등의 핵심은 임금 인상률 자체보다 성과급(OPI) 제도에 맞닿아 있다. 노조는 성과급 산정 기준 투명화와 상한 폐지를 '타협 불가' 핵심 의제로 못 박고 있다. 회사가 초과 성과에 대한 특별 포상 구조 등 대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산정의 '깜깜이 구조'가 유지되는 한 근본 개선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반면 사측은 상한을 없앨 경우 사업부별 실적 격차가 큰 현실에서 상대적 박탈감이 커질 수 있고, 투자 재원과 보상 체계의 안정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논리를 펴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보상 격차 박탈감·조합원 규모 직원의 72%
노조 내부 결속을 떠받치는 배경으로는 경쟁사와의 보상 격차에서 비롯된 상대적 박탈감이 거론된다. SK하이닉스[000660]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며 성과급 기대치를 높인 반면, 삼성전자는 복잡한 산식과 상한선으로 인해 보상 체감도가 낮다는 불만이 누적돼 왔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반도체 근로자들에 보낸 강력한 '러브콜'은 글로벌 공급망 내 한국의 위상을 증명하는 동시에, 글로벌 경쟁사들과의 보상 수준과 대조되는 삼성전자 내부의 상대적 박탈감을 더욱 부각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이번 국면은 2년 전보다 노조의 '몸집'이 커졌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24년 당시 파업 선언을 주도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조합원 수는 2만9천여명으로 전체 직원(약 12만5천명)의 23.9% 수준이었지만, 이번에는 초기업노조·전삼노·삼성전자노조동행 등 3개 노조 합산 조합원 규모만 약 9만 명에 달한다. 이는 전체 직원 12만5천명의 약 72% 수준이다. 재적 조합원 과반인 4만5천명이 동의하면 쟁의에 돌입할 수 있다.
노조 관계자는 "흔들리지 않고 쟁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사내 분위기는 모두 참여하겠다는 분위기라 압도적 가결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노조의 집단행동 예고는 '시점'에서 노사에 모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부문은 생산·품질·납기 관리가 촘촘하게 맞물려 있어, 파업 가능성만으로도 공급 안정성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다.
특히 HBM 등 차세대 제품 경쟁이 진행되는 가운데, 고객사 대응과 개발·양산 일정이 민감하게 작동하는 시점에 불거진 갈등이 자칫 따라잡은 HBM4에서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실제 생산 차질의 여부는 직군이나 공정별 참여도와 사업장 운영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2년 전 파업을 주도한 전삼노는 사상 첫 '무기한 총파업'을 25일간 강행하며 성과급 제도 개선과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당시 사측은 대체 인력 투입으로 실질적인 생산 차질은 없었다고 발표했으나, '무파업 경영' 전통이 깨지며 글로벌 신뢰도와 내부 결속력에 큰 상처를 남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ysyoon@yna.co.kr
윤영숙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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